경찰, 단독범행으로 잠정결론…다른 사상자 없고 테러용의점도 없어유족 "가정폭력 전과자로 아들 양육권 뺏기고 경찰에 분노"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무장괴한이 심야에 경찰본부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용의자는 경찰과 대치 중 사살됐으며, 용의자 외에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댈러스 경찰에 따르면 13일 오전 0시30분께(현지시간) 한 남성이 검은색 밴을 탄 채 댈러스 경찰본부를 향해 총기를 난사한 뒤 대응에 나선 경찰 차량을 향해서도 총을 쐈다.
총알이 경찰본부 정문의 유리창을 관통해 본부 안내 데스크에까지 날아들었으나 당시 야간 근무 중이던 경찰이 잠시 자리를 비워 화를 면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국장은 사건 브리핑에서 "자정 직후 검은색 차량 한 대가 경찰본부 앞 경찰 차량을 향해 돌진한 뒤 총격을 가했다"면서 "경찰이 곧바로 대응 사격을 했고 용의차량이 도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즉각 추격에 나서 댈러스 외곽 허치슨의 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주차장에서 용의자와 2차 총격전을 벌인 뒤 수 시간 동안 대치하면서 투항을 권고했다.
휴대전화로 협상을 진행하던 경찰은 '차에 C4 폭발물을 싣고 있다'고 용의자가 위협하자 미리 배치한 저격수로 하여금 엔진을 쏴 차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앞유리창을 통해 그를 저격했다.
경찰이 용의자를 사살한 뒤 폭발물을 해체하기 위해 카메라를 부착한 폭발물 제거 로봇을 접근시키는 순간 차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차에는 최소 두 개 이상의 파이프 폭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용의자가 총격을 가하기 전 경찰본부 건물 주차장에 두고 간 것으로 보이는 두 개의 더플백에서 같은 종류의 파이프 폭탄을 발견했다.
이 중 1개는 로봇이 해체를 위해 옮기려는 순간 폭발했고, 나머지 1개는 경찰 폭발물처리반이 안전하게 터뜨렸다.
경찰이 트위터에 올린 현장 사진을 보면 폭탄 처리과정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사건 직후 주변 거리를 폐쇄했던 댈러스 경찰은 용의자의 사망을 확인한 뒤 교통 운행을 재개했다.
총격범은 경찰과 대화 중 자신의 이름을 제임스 보울웨어라고 밝혔으나, 경찰은 구체적인 신원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그는 경찰과의 대화에서 경찰이 아들의 양육권을 빼앗아가고, 자신을 테러범으로 몰아 기소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보울웨어의 부친은 AP통신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아들이 경찰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면서 "경찰서에 총을 쏜 것이 옳은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과 미국의 사법체계가 아들을 좌절시켰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사건 전날 댈러스 외곽에 있는 부친의 집을 찾아 최근 텍사스 주 매키니에서 발생한 경찰의 흑인 소녀 과잉진압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모친인 제니 해먼드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35세인 보울웨어가 모친의 목을 조르고 삼촌을 공격하는 등의 가정폭력 혐의로 여러 번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그는 아들의 양육권 문제로 댈러스 가정법원 판사까지 협박했고, 친척들에게 '학교와 교회에 총격을 퍼붓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브라운 경찰국장은 최초 브리핑에서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가 최대 4명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후속 브리핑에서는 백인 남성의 단독범행으로 보인다고 수정 발표했다.
그는 "사건 초기부터 연방수사국(FBI)과 테러 연관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으나 현 시점에서는 테러와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테러와 무관한 단독 범행에 무게를 실었다.
sim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5년06월14일 13시22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