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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난민몸살> 2차대전이래 최악…늘어만 가는 '보트피플'

송고시간2015-06-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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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원인 미해결·자국 이기주의로 증가 추세 구테레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국제사회가 책임 다해야"

(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지구촌이 사지(死地)를 탈출해 바다를 떠도는 '보트피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이나 이탈리아 인구와 맞먹는 약 6천만 명의 난민이 아무 대책 없이 살아남으려고 지중해에서부터 안다만해에 이르기까지 필사적으로 피란처를 찾아나서고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내전이나 박해 등을 피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나선 이들 난민은 그 규모나 분포에서 제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이지만 국제사회가 난민 발생의 근본 원인인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난민 수는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아프리카·중동 등 내전이 발생한 지역의 분쟁이 끝나지 않으면 난민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유럽에는 이미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가는 난민 이외에 터키 등을 통해 그리스의 섬을 거쳐 북부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까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지중해 난민 수용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한 것처럼 세계 주요 국가들은 난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회피하면서 자국 이기주의에 몰입해 있다.

<지구촌 난민몸살> 2차대전이래 최악…늘어만 가는 '보트피플' - 2

이에 따라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앞두고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 살릴 세티 사무총장은 "난민 위기는 21세기를 정의할 난제 가운데 하나이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은 수치스러울 정도의 실패"라면서 "난민에 대한 정책과 관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지구촌을 아우르는 일관되고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안토니오 구테레스 최고대표도 "국제사회가 전쟁 방지와 평화 유지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난민 위기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UNHCR은 `세계 연례 난민동향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난민 수는 매년 3천800만 명 안팎이었으나 지난 2011년 4천250만 명으로 4천만 명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불과 3년 만에 40%가 증가한 5천950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발생한 대표적인 난민 사례는 내전 확대로 인근 국가로 피란할 수밖에 없는 시리아 난민, 내전·박해·가난 등을 피해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넘어가려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난민, 미얀마의 박해를 피해 탈출한 보트피플 로힝야족 등이 있다.

UNHCR은 특히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생하면서 난민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까지 강제 이주한 사람은 총 3천820만 명, 난민은 1천950만 명, 망명 신청 대기자가 180만 명이라고 집계했다.

이처럼 난민 수가 급증한 것은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계속 크고 작은 내전이 발생했지만, 아직 제대로 해결된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분쟁이 발생한 지역은 아프리카에서 코트디부아르,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리비아, 말리, 나이지리아, 콩고, 남수단, 부룬디 등 8개 국가, 중동은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 3개 국가, 아시아는 키르기스스탄, 미얀마, 파키스탄 등 3개 국가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가 대표적이다.

세계 지역별 난민 발생 현황을 보면 중동은 세계 최대 난민 양산 지역이다. 시리아 전쟁으로 760만 명이 국내에서 강제 이주했고, 388만 명이 인근 국가로 이주했다. 이라크 역시 360만 명이 국내에서 강제 이주했다.

특히 시리아는 지난 30년간 가장 많은 난민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을 제치고 내전 4년째인 지난해 세계 최대 난민 양산 국가가 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강제 이주를 한 사람 다섯 명 중 1명이 시리아인이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으로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등 인근 중동·북아프리카 국가로 피란한 시리아 난민은 지역경제에도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요르단은 국민 1천명 당 난민 232명을 수용하면서 국가 경제가 거의 한계 수준까지 도달한 상태이다.

더구나 아시아와 유럽 대륙의 연결고리인 터키에 지난해 등록한 시리아 난민이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터키는 파키스탄을 누르고 세계 최대 난민 수용국가가 됐다.

유럽 역시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은 21만 9천 명으로 지난 2011년 7만 명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은 1천8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난민이 대거 발생하면서 러시아는 갑자기 23만 1천800명이나 되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게 됐다.

EU는 유럽에 도착한 난민들을 회원국별로 골고루 강제 수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가 회원국들의 강력한 반발로 이를 철회한 상태이며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일단 난민들의 첫 번째 도착 국가인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그 책임을 전가해놓은 상태이다.

이에 대해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난민 100만 명은 EU 전체 인구의 0.2%에 불과하며, 레바논은 이미 인구의 26%를 난민으로 받아들였다"면서 "EU는 더욱 많은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 거주이전 인권 특별보고관인 프랑수아 크레포 박사도 EU 회원국에 "난민 선박 폭격 등을 통한 국경 봉쇄는 불가능하고 오히려 밀입국 브로커들만 키워주는 것"이라면서 "정식으로 입국 비자를 받고 들어올 수 있도록 거주 이전의 자유를 부여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사라하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역시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남수단,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콩고 등에서 계속 분쟁이 발생하면서
중동 못지않게 난민을 양산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370만 명의 난민과 1천140만 명의 국내 강제이주 등이 보고되는 등 5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분쟁국에서 새 삶을 찾아 지중해를 건너기 위한 첫 단계 장애물인 사하라 사막을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들의 수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지만 지난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1천79명으로 추산된다고 국제이주기구(IOM)는 밝혔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에티오피아가 가장 큰 난민 수용 국가이며 그 다음은 케냐이다.

아시아에서는 지난해 난민이나 국내 강제이주자 수가 380만 명에 달했다. 세계 최대 난민 양산국가였던 아프가니스탄은 시리아에 수위의 자리를 넘겨주었지만, 여전히 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으로 이란과 파키스탄은 세계 4대 난민 수용국가에 포함됐다. 미얀마 역시 지난해 로힝야족 등 강제로 피란 길에 오르는 난민 수가 많이 늘어났다.

아메리카 지역은 콜롬비아의 난민 발생이 대표적이다. 콜롬비아 등 중남미에서는 갱단의 폭력이나 여러 형태의 박해를 피해 이주하는 사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사람은 전년보다 44% 증가했으며, 미국은 지난해 말 현재 26만 7천200명을 수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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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e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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