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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부터 나가봐야죠"…격리 해제 앞둔 '순창 마을'

송고시간2015-06-1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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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헌신적인 협조로 의심환자 한 명 없어농민 '판로 확보'·일용직 근로자 '일자리 구하기' 큰 걱정

출입 통제된 메르스 양성반응 환자 발생마을
출입 통제된 메르스 양성반응 환자 발생마을

(순창=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양성반응 환자가 발생한 전북 순창군 A 마을의 출입을 5일 경찰과 방역 담당자들이 통제한 가운데 생필품을 사기 위해 나가려다 막힌 한 마을주민이 심난한 표정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다. 전북도는 이 마을에 사는 B(72·여)씨가 1차 검진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자 확산을 막기 위해 통제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마을이 통째로 출입 통제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2015.6.5
doin100@yna.co.kr

메르스로 부족한 일손 돕는 자원봉사
메르스로 부족한 일손 돕는 자원봉사

(서울=연합뉴스) 행정자치부, 농협, 새마을금고 직원들과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 1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으로 인력난을 겪고있는 전북 순창지역에서 농작물 수확 일손돕기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5.6.18 << 행정자치부 제공 >>
jjaeck9@yna.co.kr

(순창=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보름 남짓이나 방치해뒀는데 농작물이 어떤 상태인지 속이 타 죽을 지경입니다. 코앞에 두고도 나가보지 못했던 논밭부터 둘러봐야죠."

메르스로 부족한 일손 돕는 자원봉사
메르스로 부족한 일손 돕는 자원봉사

(서울=연합뉴스) 행정자치부, 농협, 새마을금고 직원들과 자원봉사단체 회원들이 1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으로 인력난을 겪고있는 전북 순창지역에서 농작물 수확 일손돕기 자원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5.6.18 << 행정자치부 제공 >>
jjaeck9@yna.co.kr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해 마을이 통째로 격리된 전북 순창군 장덕마을의 A씨는 18일 오전 격리 해제를 14시간여 앞둔 답답한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메르스 발생 한 달, 텅빈 대한민국
메르스 발생 한 달, 텅빈 대한민국

주민이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된 지난 4일 자정께부터 평화롭던 마을의 출입이 갑작스레 통제됐지만, 문제가 없으면 18일 자정을 기해 격리에서 해제된다.

한산한 해운대…피서객 33% 감소
한산한 해운대…피서객 33% 감소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전북도와 순창군의 선제적인 격리 조치와 주민들의 헌신적인 협조로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의심환자도 나오지 않았다.

한산한 인천공항 입국장
한산한 인천공항 입국장

특히 주민들은 102명의 격리 대상자 가운데 단 한 명도 이탈하지 않은 채 지난 보름간의 고통(격리)을 감내했다.

영상 기사 메르스 현장으로 달려간 여야대표
메르스 현장으로 달려간 여야대표

[앵커] 메르스 확산으로 불안해하는 국민이 느는 가운데 여야 대표가 메르스 사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메르스로 봉쇄된 병원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마을 전체가 격리된 순창으로 갔습니다. 박진형 기자입니다. [기자] 여야 대표가 메르스로 불안에 떠는 민심을 추스리기 위해 현장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메르스 감염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드러나 봉쇄된 서울 소재 병원을 찾아 의료진을 격려했습니다.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단순히 환자가 경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철저하게 격리하고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국민이 안심하실 테고…" 김대표는 보상을 논할 시기는 아니지만 병원이 가동되고 있고 환자도 있기에 그때그때 긴급 저리 대출과 같은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국회차원의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대표는 순창으로 내려갔습니다. 문대표는 메르스 확진환자 발생으로 마을 전체가 격리된 장덕리의 출입통제 초소에 들러 마을 주민들의 어려움을 들었습니다.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총력대응해서 주민들이 하루빨리 불편에서 벗어나서 일상생활로 농사일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십사…" 문대표는 메르스 사태가 끝나고도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당차원의 대책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진형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정치권과 언론뿐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 모범적인 방역 사례로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영상 기사 순창 70대 메르스 환자 숨져…사망자 총 11명
순창 70대 메르스 환자 숨져…사망자 총 11명

[앵커] 전북 순창에서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70대 환자가 숨졌습니다. 이로써 지금까지 11명이 메르스로 목숨을 잃었는데요. 하지만 격리된 사람이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확산세는 꺾이는 분위기입니다. 성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메르스 사망자가 또 다시 추가되면서 11명으로 늘었습니다. 전북 순창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아 온 72살의 51번 환자로 닷새 전부터 혼수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북 지역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메르스 확산 기세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메르스 확진자가 밤새 4명 추가돼 총 126명으로 늘었는데, 어제 14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보다 상당히 줄어든 겁니다. 메르스 격리자도 125명 줄어든 3천680명으로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보건당국은 오늘이 메르스 확산과 진정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메르스 추가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이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발생해 메르스 감염자 발생 병원은 모두 10곳으로 늘었습니다. 어제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 환자는 현재 안정된 상태라고 보건당국은 설명했습니다. 국민안심병원의 경우 전국 80여개 병원이 신청했고 격리시설 마련 등을 거쳐 다음주 월요일부터 순차적 운영에 들어갑니다. 정부는 또 메르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병원에 대한 긴급 안정자금과 격리자 생계비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평택 경찰관은 평택박애병원 응급실에서 52번 환자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TV 성승환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감옥생활이 따로 없었다"는 주민 A씨는 "이제 몇 시간 남았는데 아무 일 없이 넘어가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마을주민들의 애타는 심경을 전했다.

영상 기사 [뉴스1번지] 전북 순창 격리 엿새째…현재 상황은
[뉴스1번지] 전북 순창 격리 엿새째…현재 상황은

<전화연결 : 전북 순창군 공보과 한정안 계장> 이처럼 대형병원까지 방역에 구멍이 숭숭 뚫린 가운데 마을 전체가 통째로 격리에 들어간 곳이 있죠. 바로 전남 순창인데요, 메르스 확산 저지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마을 주민들의 고역도 이만저만이 아닐텐데요. 전남 순창군청의 공보과 한정안 계장 전화 연결해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마을이 통째로 격리된 지 오늘로 엿새째인데요. 현재 마을 상황 어떤가요? <질문 1-1> 현재 160여명이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민 건강 상태는 어떤가요? <질문 2> 아예 주민, 타지 사람 모두의 출입이 통제된 것인가요? 마을 안에서만 생활하려면 불편한 점도 있을 텐데요. 특히 병원에 가야 하는 등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돼 있나요? <질문 3> 어제 식품과 생필품이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생필품을 지원받았나요? 마을 주민이 불편한 점 없이 생활하는데 충분한가요? <질문 4> 이번 사태로 순창군 지역 농산물 구매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수확 앞둔 복분자, 오디 농사에 직격탄을 맞았다는데, 현재 피해 상황과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질문 4-1> 순창 농산물 판매 급격하게 줄었는데, 순창군 어떤 대책 마련했나요? <질문 5> 마지막으로 마을 격리,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격리 해제가 다가오면서 이제 주민들의 마음은 온통 논밭에 가 있다.

한창 수확해야 할 복분자며 블루베리, 매실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확이 끝난 오디는 반 남짓밖에 건지지 못했다.

A씨는 "그동안 마을 밖에 있는 밭에는 나갈 수가 없어 어떤 상태인지 알 수가 없다"며 "격리가 해제되면 한밤중이지만 손전등이라도 들고 나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격리가 해제된다 해도 걱정거리는 한둘이 아니다.

복분자나 블루베리는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인력을 투입해야 하지만 '메르스 마을'이라는 낙인 때문에 일꾼을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약 주문마저 대부분 취소된 상황이니 판로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마을의 일용직 근로자들은 다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전전긍긍이다.

긴급 생계비는 지원받았지만, 평소 소득의 반에도 미치지 못해 이미 생활비는 동나다시피한 상태다.

일용직 근로자 B씨는 "보름 남짓이나 일터를 비웠기 때문에 대부분 다른 사람들로 대체된 상태"라며 "가뜩이나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농촌지역이어서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을주민 C씨는 지난 12일 숨진 51번 환자(72·여)의 안타까운 사연도 언급했다.

영상 기사 메르스, 농산물까지 불똥…주문 급감 <전북>
메르스, 농산물까지 불똥…주문 급감 <전북>

[생생 네트워크] [앵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의 불똥이 엉뚱하게 농산물로 옮아붙고 있습니다.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인데, 확진 환자가 발생한 한 농촌지역 농민들이 농산물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기며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백도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까맣게 익은 오디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습니다. 나뭇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린 오디가 금새 바구니를 가득 채웁니다. 그러나 풍성한 수확만큼이나 환해야 할 얼굴은 어둡기만 합니다. 이 지역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온 직후 주문 전화가 완전히 끊기다시피 했기 때문입니다. <김양수 대표 / 순창 구르미영농조합> "하루면 택배 주문이 보통 20~30건 많으면 50건 이상 들어오는데 메르스 발병 보도 이후로 아예 전무한 상태니까요. 주문 들어왔던 것들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냐 (하며 취소하고 있습니다.)" 메르스가 급격히 확산하며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까지 기피하고 있는 겁니다. 오디뿐만 아니라 수확철을 앞둔 복분자와 매실, 블루베리 등이 줄줄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제때 소비되지 않으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작목들입니다. <황숙주 / 전북 순창군수> "메르스는 농산물로 전염되지 않고 격리자들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과민반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순창군은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해 내고향 농산물 사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지만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자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메르스 파문에 애꿎은 농민들이 날벼락을 맞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백도인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C씨는 "그분은 별다른 말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순창에 내려왔는데 격리 지시를 어기고 무단이탈한 것으로 발표돼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아무쪼록 좋은 곳에 가서 평안이 쉬기를 바란다"는 애도의 말을 잊지 않았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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