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네이팜 소녀' "이젠 전쟁고아 도우며 날아다녀요"
송고시간2015-06-23 10:17
베트남전 종전 40주년 CNN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베트남전 당시 네이팜탄 폭격으로 온몸에 화상을 입고 울면서 거리를 내달리는 사진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9살 소녀가 자신처럼 전쟁의 상처에 신음하는 어린아이를 돕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2일(현지시간) 과거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다가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진 인물을 재조명하는 '리와인드 : 그들은 지금 어디에'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일명 '네이팜 소녀'로 불리던 킴 푹(52)을 인터뷰했다.
올해로 종전 40주년을 맞은 베트남전에 주로 초점을 맞춘 '70년대' 편에 방영될 푹의 이야기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이 사진과의 싸움에서 시작된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 외곽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푹은 인터뷰에서 폭격 당시의 개인적 고통을 대중들에게 알려버린 이 사진을 증오했다고 털어놨다.
오랫동안 이 사진으로 괴로워하던 푹은 "내가 이 사진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면 차라리 이 사진을 활용해 평화를 되찾으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게 나의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엔 친선대사와 전쟁 피해자들의 멘토로 활동하면서 매년 전 세계를 누비며 자신의 생존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전쟁의 참상을 일깨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시 폭격을 피해 뛰어가던 푹은 "이제는 더이상 뛰지 않고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날아다닌다"고 스스로를 표현했다.
유엔 친선대사 역할과 별도로 자신의 이름을 딴 '킴 국제재단'을 설립해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위해 병원, 학교, 집을 지어주는 구호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푹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내가 그 사진에 대해 감사해 하는 이유"라며 남은 평생 구호활동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든, 나는 살아남아 건강해지고 남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1972년 폭격을 피해 달아나다 화상을 입고 1년이 넘는 투병생활 끝에 목숨을 건진 그는 20여년 전 남편과 캐나다로 망명해 두 아들을 기르며 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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