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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앞도 못 내다보고 지은 부산항 크루즈부두

송고시간2015-06-2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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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 추세 설계 반영 못 해 뒤늦게 보강 공사…새 터미널은 초대형선 접안 불가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첫 크루즈 손님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첫 크루즈 손님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부산항 크루즈 정책이 1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부산항국제크루즈터미널은 문을 연 지 10년도 안돼 부두 확장 및 안벽 강화 공사에 나서는가 하면 오는 8월에 문을 여는 새 국제여객선터미널에는 초대형 크루즈선 입항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해양수산청은 내년 상반기에 영도구 동삼동 부산항국제크루즈터미널 부두 확장 및 안벽보강 공사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해양수산청은 2년의 공사기간에 터미널을 폐쇄하고 감만부두 3번 선식을 대체 터미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400여 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확장공사는 크루즈선의 대형화에 맞춰 현재 8만t급만 접안할 수 있는 부두의 선석을 22만t급까지 댈 수 있게 보강하기 위한 것이다.

360m인 기존 부두의 길이를 70∼80m를 늘리고 폭도을 30m에서 40∼50m로 넓힌다.

문제는 지난 2006년 9월 문을 연 이 터미널은 설계 당시 크루즈선 대형화가 예견됐지만 이를 설계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산항대교와 국제여객터미널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항대교와 국제여객터미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관련, 부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2000년 초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이 5만t급에 불과해 8만t급으로 설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크루즈의 대형화가 진행될 것으로는 알았지만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항에는 크루즈선이 113회 입항할 예정인데 10만t급 이상 크루즈선이 절반을 넘는 60여 회에 이르는 등 크루즈선의 대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오는 8월 말 개장할 예정인 부산항국제여객선터미널의 2개 크루즈 부두도 부산항대교 때문에 16만t급 이상은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부산항대교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배의 높이는 60m이지만 16만t급 이상은 배 꼭대기 굴뚝(funnel)까지 높이가 이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즈) 여파로 입항이 취소되긴 했지만 애초 다음 달에 부산항을 찾을 예정이었던 '퀀텀 오브 더 시즈'(Quantum of the seas·16만7천800t)호는 부산항대교를 통과할 때 굴뚝을 접고 입항할 예정이었다.

부산항대교 설계가 먼저 이뤄졌지만 교각 안쪽 북항재개발지에 새로운 터미널이 들어섰고 크루즈선의 대형화 추세를 고려했더라면 사전 협의를 통해 교각의 높이를 지금보다는 높일 수 있었을 것이란게 부산 항만업계의 지적이다.

이처럼 크루즈 터미널 정책이 잇따라 문제를 드러내자 크루즈 정책과 관련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해양수산부 내부에서 신선대 터미널을 크루즈 터미널로 전환하자는 이야기가 나와 한때 혼란을 겪기도 했다"며 "부산 북항 재개발과 연계한 크루즈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업무를 총괄적으로 볼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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