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그리스 위기> 국민투표 '반대' 결과 나오면 어떻게 되나

송고시간2015-07-01 18:38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ECB, 그리스 향방 키 쥐어…ELA 유지 및 그리스은행 보유채권 상각 관건

유로 '예'(NAI); 드라크마 '아니오'(OXI)
유로 '예'(NAI); 드라크마 '아니오'(OXI)

(아테네 AP=연합뉴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 상환 만기일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을 넘기면서 부도상태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IMF 이사회에 그리스의 '체납'(arrears) 사실을 알렸다"며 "체납이 해결돼야 그리스는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5일 만기가 돌아왔던 3억 유로(약 3천781억원)를 포함 부채 15억5천만 유로(약 1조9천억 원)를 지난달 말에 일괄적으로 갚을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은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수정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아테네의 이날 집회 도중 한 참가자가 유로화와 드라크마화(유로화 사용 이전 그리스 옛 화폐) 그림에 각각 O, X를 표시한 종이를 들고 있는 모습.
bulls@yna.co.kr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그리스 사태의 분수령이 될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유럽의 바람과 어긋나게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이 거부되면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보면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의 향후 여정을 정하는 데 키를 쥐게 된다.

ECB는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 등과 함께 그리스 정부에 1,2차 구제금융을 제공해온 이른바 '트로이카'의 일원이다.

ECB는 오는 6일 새벽께 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 그리스 은행들에 대해 제공한 긴급유동성지원(ELA)의 유지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그리스 정부가 지난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채무 15억유로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ECB가 ELA를 유지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됐다.

ECB는 1일 회의를 열고 그리스에 대한 ELA 유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ELA를 현행대로 유지할지 여부뿐만 아니라 그리스 은행들이 ECB로부터 유동성을 지원받으면서 담보로 내놓은 보유채권의 가치를 재평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고조됐다.

ELA를 유지하더라도 담보로 제공된 보유채권 가치를 재평가할 경우 그리스 은행들의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휴 필 골드만삭스 분석가는 "만일 그리스가 채무불이행 국가라는 평가를 보유채권에 그대로 반영한다면 그리스 은행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는 ECB 입장에선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상황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몰고 갈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일단 국민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ELA를 유지하고 보유채권 재평가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 협상안이 거부되면 ELA 중단이나 보유채권 재평가 압력이 ECB 내부에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ECB 내 최대 발언국인 독일이 국민들이 협상안을 거부한 그리스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싶어하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ELA 중단이나 보유채권 재평가가 그리스 은행들은 물론 전체 유로존 각국에 미칠 영향을 중시하는 마리오 드라기 ECB 중앙은행 총재의 역할도 중요한 변수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 3월 1조1천억유로에 달하는 양적 완화를 끌어냈다. 양적 완화는 유로존 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이면서 동시에 연초 불거진 그리스 위기에 따른 전염 효과를 막는 유로존 금융안정을 위한 방패막이기도 했다.

ECB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ELA 유지 결정을 내린 가운데 '반대'를 호소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국제 채권단과 재협상을 시도하거나 조기 총선으로 새 정부를 구성되는 그리스 정치 일정이 진행될 수 있다.

만일 ECB가 그리스 은행 보유채권을 상각한다면 사실상 그리스 은행들이 디폴트 에 빠지면서 그리스 정부는 일종의 채무증서인 'IOU'를 발행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정부의 IOU 발행을 통한 국내 결제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 지급결제 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IOU 가치하락 등이 예상됨에 따라 자국통화 도입 이외의 수단은 중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

ECB가 ELA 그리스 은행 보유채권 상각 또는 ELA 유지 여부를 결정할 시기로는 오는 20일 그리스의 ECB에 대한 채무 상환일이 될 것이라는 국제금융시장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ECB가 ELA 지원을 중단하거나 그리스 은행 보유채권을 상각할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 이탈로 갈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다만 ECB의 결정은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 간 사실상의 3차 구제금융 협상 추이와 연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jungwo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