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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자주국방'…무기성능시험 불량장비도 합격처리(종합)

송고시간2015-07-0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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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국방연구 개발 추진 실태 감사 결과 공개특허권 관리 허술…연구개발참여업체가 특허 무단출원해군, 신형레이더 개발하고도 함정에 구형 장착 계획

'구멍난 자주국방'…무기성능시험 불량장비도 합격처리(종합) - 1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전차 등 무기체계의 성능을 시험하는 장비를 불량으로 납품받고 허위로 합격 판정을 내린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감사원은 2일 '국방연구개발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총 25건의 문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불량 내부피해계측 장비 '합격판정' = 감사원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모 업체로부터 총 80억3천만원 규모의 내부피해계측 장비와 전차자동조종모듈 등을 납품 받아 검사 업무를 수행했다.

내부피해계측 장비는 온도, 진동, 충격 등의 피해를 측정하는 장치이고, 전차자동조종모듈은 전차에 장착해 자율 주행과 원격 조종이 가능하도록 하는 장치다.

국방과학연구소는 특히 내부피해계측 장비를 납품받는 과정에서 진동센서와 제어판이 부착되지 않아 작동이 불가능한데도 기술검사 성적서에 작동 상태가 '양호'하다며 합격 판정을 내리고 이 업체에 11억여원을 부당 지급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또 이 업체로부터 전차자동조종모듈 7세트를 납품받았으나 실제로는 11세트 납품받은 것처럼 관련 서류를 작성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전차자동조종모듈 11세트에 대한 계약금의 90%를 이미 지급했고, 나머지 10%를 지급하려고 했으나, 감사원 감사로 정산 절차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납품 관련 업무 담당자 2명에 대해 정직과 문책을 각각 요구했다.

◇연구지원 예산 전용 사례 빈발 = 국방과학연구소는 또 2010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무기 양산 수락시험 2천570건을 지원하면서 방산업체가 부담할 경비 86억6천여만을 연구지원 예산 등으로 충당했다.

감사원은 또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한 시제업체가 총 38건의 특허를 무단으로 출원하거나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방과학연구소 연구개발 사업으로 발생한 특허권인지 조사해 귀속처리하라고 밝혔다.

육군의 경우 K-1 발사기 등에 사용되는 1.5V 알칼라인 상용전지와 개인용 감지기 등에 사용되는 3.7V 리튬이온전지가 저온에서 지속 시간이 줄어드는 특성이 있는 만큼 철저하게 혹한기 운용시험평가를 거쳐야 했다.

그렇지만 육군은 혹한기 운용시험평가를 생략했고, 실제로 감사 결과 발사기 2개 중 1개가 작동되지 않고, 대전차용 교전훈련장비 2개 중 1개가 커넥터 간 결합 불량으로 저온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일부 함정에 대함레이더와 항해레이더를 설치하는 과정에 신형 레이더 개발을 완료했는데도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레이더 장착을 계획하고 있었다.

◇전술교량 시험 과정서 6차례나 전복…결국 계약 해지 = 이밖에 방위사업청은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개발을 위해 필요한 시제품이 3세트인데도, 추가로 1세트를 더 제작하게 해 31억여원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위사업청은 세계 최장의 전술교량을 만들기로 하고 모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업체의 자체시험 과정에서 교량이 6차례나 전복됐고, 결국 방위사업청은 계약을 해지했다.

전술교량은 파괴된 교량이나 계곡 등을 건널 때 임시로 설치되는 다리를 일컫는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전술교량 전력화가 4년 이상 지연되는 등 작전 수행에 제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함정에 설치된 레이더가 미래창조과학부가 승인한 내용과 다른 주파수 대역폭으로 운용되는 등 일부 무기체계가 주파수 분배표에 명기된 대역폭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어 민간 무선기지국과 주파수 간섭 등이 우려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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