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파병간 남편이 프로야구 포수로 깜짝 등장
송고시간2015-07-03 19:17
한빛부대 파병군인, 야구장에서 아내와 감동의 재회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 3일 저녁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작년 10월 한빛부대 4진으로 유엔 평화유지활동을 위해 남수단으로 떠난 도경원(27) 중사의 아내 서가영(27) 씨는 이 경기의 시구자로 선정돼 마운드에 올랐다.
딸 혜인이(3)와 아장아장 걷는 아들 정현이(2)도 엄마 곁에 섰다.
한빛부대 4진 1제대는 8개월의 임무를 모두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했다. 그러나 서 씨는 남편이 2제대에 속해 오는 14일 돌아온다고 들었다.
공을 던진 서 씨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스크를 벗고 마운드를 향해 걸어오는 포수는 남편 도 중사였던 것이다.
8개월 동안 꿈에도 그리던 남편이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뜻밖의 재회에 서 씨는 눈물을 흘렸다. 도 중사가 두 아이를 번쩍 안아올리는 동안에도 서 씨는 흐르는 눈물을 닦기만 했다.
이들 부부의 감동적인 재회는 국방부와 케이티 위즈가 만든 깜짝 이벤트였다.
국방부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빛부대 4진 장병들을 위로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여러 사연들을 접수해 서 씨를 시구자로 선정했다.
도 중사의 아들 정현이는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그 어린 나이에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런 정현이에게 도 중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고 이번 행사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국방부는 도 중사의 귀국 사실을 서 씨가 모르게 하고자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다.
도 중사는 한 달 전 서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은 2제대에 속해 이달 중순 귀국할 것이라며 남편이 없더라도 시구를 꼭 해달라고 부탁했다.
서 씨가 시구를 위해 마운드로 걸어갈 때는 경기장에 걸린 대형 스크린에 남수단에서 촬영한 도 중사의 영상이 뜨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경기장에 한빛부대 역대 파병 장병들과 가족 등 500여명을 초청했다.
한빛부대 4진은 오는 14일 2제대의 귀국으로 귀환을 완료할 예정이며 한빛부대 5진 약 300명은 최근 남수단에 도착해 임무를 물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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