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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위기> 외환시장 차분한 반응…불확실성 지속

송고시간2015-07-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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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위기> 외환시장 차분한 반응…불확실성 지속 - 1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6일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채권단의 긴축안을 압도적인 비율로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외환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충격은 없었고 상승폭도 제한된 모습이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간의 향후 협상진행 상황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그리스 부채 위기 자체보다는 그리스 불안이 유로존의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고, 미국이 금리인상 시기를 재검토하도록 만들지에 외려 눈길을 돌리고 있다.

◇ 원/달러 상승 출발…패닉은 없었다

6일 그리스 국민이 국제채권단이 제시한 긴축안에 반대했다는 국민투표 결과가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달러당 1,125.2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2.2원 오르며 장을 시작했다.

국민투표 결과가 알려지면서 이날 새벽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한때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1% 넘게 하락하기도 한 것과 비교하면 큰 충격 없이 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이후 유로화 값은 장 초반 낙폭을 줄였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모두 1% 넘게 떨어져 '패닉' 수준은 아니더라도 불안한 출발을 한 것과는 달리 외환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이 일단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생각보다는 영향이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일단 투표 이후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의 협상 내용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심리가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외환은행 연구원은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유로존 잔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만큼 채권단과의 협상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시장 반응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가랑비' 같은 그리스 위기

이날 외환시장은 큰 충격에 빠지지 않았지만 시장이 바로 평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

그리스 국민투표 이후에도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일 변수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간의 협상 내용에 따라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당장 7일 유로존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요청으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은행에 긴급 유동성지원(ELA) 한도를 증액할지도 관건이다.

ECB의 자금줄이 끊기면 오는 20일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ECB 부채 35억 유로를 갚지 못해 그리스는 실질적인 디폴트를 맞게 된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위기가 당장 패닉 요인은 아니지만 시장이 금방 회복될 것으로 보기는 무리"라고 진단했다.

부채 협상이 우호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엔화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강세 쪽으로 흘러 원/엔 재정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승지 연구원은 "예상 밖 협상 결과로 그렉시트 우려가 커지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압력을 받고 금융시장 불안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에는 일단 봉합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남아 있는 만큼 상승압력은 제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유로존·미국 등 불확실성 확산 가능성 경계해야

그리스 위기에 따른 영향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현재 한국은 그리스와 관련한 직접적인 위험노출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 위기에 따른 직접적인 충격은 미약한 편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다른 위험 요인과 결합하게 되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배가될 수 있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는 그리스 위기 이외에도 중국발 경착륙 위기,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등 메가톤급 충격을 유발할 잠재 위험요인이 여전한 상황이다.

서정훈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그리스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유로존의 경기회복세를 제한하는 데 영향을 미치거나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해 영향을 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경기회복세가 지연돼 미국의 경기회복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면 미국으로서는 금리 인상 시기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 악화 가능성도 불확실성 요인이다.

이진우 리서치센터장은 "곧 미국 상장기업의 2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질 텐데 시장예상을 하회할 경우 그리스 불안과 겹쳐 불확실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며 "큰 충격이 아니더라도 잔매에 시장이 골병 드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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