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센트 꽂힌 전기용접기 확보'…폭발 발화원 따로 있나
송고시간2015-07-06 16:34
한화케미칼 사고 관련 회사측 "불티 없는 아르곤 용접했다" 현장감식서 불티 튀는 그라인더도 발견…"불꽃 봤다" 진술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 폐수 저장조 폭발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가스 누출 지점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면서 발화원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수사본부를 구성한 울산 남부경찰서는 6일 현재 저장조 내부 가스가 외부로 흘러나오게 된 경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가로 14.8m, 세로 10m, 높이 5m, 총 용량 800t 규모의 저장조에 설치된 폐수 유입구와 배출구, 각종 배관을 비롯해 저장조 전체 구조에 밀봉(Sealing) 처리가 제대로 됐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경찰은 사고 당시 저장조 악취제거 설비의 밸브가 잠겨 있었던 점을 확인했다.
이 설비는 저장조 내부에 악취와 유독물질을 동반한 가스가 차면 이를 생물학적으로 분해하는 폭기조(생물반응조)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설비가 제대로 가동됐다면 저장조 내부 가스 압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외부 유출로 말미암은 폭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예정된 (저장조 펌프 증설)작업에 앞서 하루 전날 폐수 수위를 2m가량으로 낮추면서 가스 압력도 낮을 것으로 보고 잠근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밝혔다.
저장조 내부 잔류가스의 팽창과 누출이 이번 사고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경찰은 발화원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화원은 '용접 불티'로 추정되고 있다.
저장조에서 새어 나온 잔류가스가 용접 불티와 접촉, 불길이 도화선처럼 가스를 타고 저장조로 들어가 대형 폭발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 있었던 작업자 등은 "아르곤 용접을 했기 때문에 불티가 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발화원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르곤 용접은 불연성인 아르곤가스가 용접 부위를 보호하는 방식이어서 불티가 발생하지 않는다. 즉 용접 불티는 발화원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그러나 현장 감식에서 콘센트가 꽂힌 전기용접기와 그라인더(빠르게 회전하는 숫돌을 이용해 면을 깎는 기계·연삭기) 등을 확보, 이 공구들이 발화원이 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장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봤다"는 내용의 진술을 경찰은 확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원청업체인 한화케미칼과 하청업체인 현대환경 측은 전기용접기나 절단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지만, 현장에서 해당 공구가 발견된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업체 관계자 소환 조사에서 집중적으로 가려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앞서 3일 오전 9시 16분께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 폐수처리장 저장조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인 현대환경 소속 근로자 이모(55)씨 등 6명이 숨지고, 공장 경비원 최모(52)씨가 다쳤다.
당시 협력업체 소속 직원 6명이 저장조 위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폭발과 함께 약 20㎝ 두께 콘크리트로 된 저장조 상부가 뜯기면서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이에 따라 저장조 내부 잔류가스가 새어 나와 용접 불티와 접촉,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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