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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21년 만에 남아공서 사자 7마리 수입한 르완다

송고시간2015-07-0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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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사자가 우글거릴 것 같은 아프리카 한복판 나라 르완다에서 사자를 수입한다?

'아프리카 새끼 사자'로 불리는 아프리카 중동부 르완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으로부터 사자 일곱 마리를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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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르완다 대학살(제노사이드) 당시 난민들이 대거 숲 속으로 피신하면서 자신들과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사자를 몰아내고 죽여 멸종된 지 21년 만이다.

두 마리 수컷과 다섯 마리 암컷 등 사자 일곱 마리가 남아공에서 비행기와 차량으로 이어지는 30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여행 끝에 르완다 동부 아카게라 국립공원에 도착했다고 6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안정제에서 막 깨어나 휘청거리는 걸음걸이로 낯선 르완다에 도착한 사자들은 탄자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11만 2천㏊ 넓이의 아카게라 공원 밖에서 노래로 환영하는 여학생들의 환영을 받았다.

사자들은 야생동물 공원으로 보내지기 전 처음 약 2주간 거대한 우리 속에 차례로 방사돼 검역을 위해 머무르게 된다.

아카게라 국립공원 관리자 제스 그루너는 "이것은 자연보호를 위한 큰 이정표이며 르완다 사자를 위한 대단한 서막"이라고 말했다.

야미나 카리타니 르완다 관광공사 사장은 "우리는 온 국민이 흥분하고 있다. 사자를 환영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르완다는 밀렵과 지난 1994년 대학살을 거치면서 야생동물도 수난을 당했다.

르완다 사자들은 약 1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1994년 대학살 때 난민들이 사자 서식지를 점유하고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사자를 몰아내고 죽이면서 몇 년 동안에 모두 사라졌다.

수의사 토니 무다키크와는 "나는 독살된 마지막 사자 세 마리의 사진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매우 슬픈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표범과 코끼리, 들소, 기린, 얼룩말, 영양 등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인 아카게라 국립공원은 사자에 이어 코뿔소 재도입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공원 관계자 유진 무탕가나는 "사자가 없어서 세 손가락만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 네 손가락이다. 그러나 코뿔소가 있어야 내 손은 완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르완다는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등 3개국 접경지에 있는 비룽가 지대에 서식하는 야생 고릴라가 주요 관광 수익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프리카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가파른 나라로 모잠비크와 우간다, 그리고 르완다를 꼽고 이들 세 나라를 '아프리카의 세 마리 새끼 사자'로 불렀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4월 다수부족인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격추돼 숨지자 후투족이 종족 갈등을 빚어온 소수 투치족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학살에 나서 100여 일 만에 투치족과 온건파 후투족 등 약 10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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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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