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지새기 교황맞이' 에콰도르인 저체온증 호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에콰도르를 처음으로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려고 공원에서 밤을 지새운 현지인들 수 십명이 저체온증을 겪었다.

교황이 7일(현지시간) 에콰도르에서 두 번째 미사를 집전할 예정인 수도 키토의 200주년 기념 공원에는 6일 밤부터 30여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AP통신이 현지발로 보도했다.

해발 2천800ｍ 고지의 키토는 밤사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새벽에는 비까지 억수같이 쏟아졌다.

급기야 비를 맞은 신도 20여 명이 저체온증을 호소해 시 당국은 담요 등을 제공했다.

이날 미사에는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을 포함한 100만 명 안팎의 신도들이 운집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원 곳곳에는 빗물이 고였고, 당국은 미사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다.

공원에서 밤을 지새운 50대의 한 상인은 차가운 손을 비비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온기는 오로지 교황을 보는 기쁨"이라며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또 일부 신도는 "이건 희생이 아니라,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하느님은 이보다 더한 고통을 겪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한 뒤 에콰도르 가톨릭대학을 방문해 연설하고 이어 에콰도르 최고의 역사를 지닌 예수교회를 찾을 예정이다.

에콰도르에서 '동반자의 교회'로 알려진 이 교회의 외벽에 그려진 성모 마리아는 1906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진다.

6일 에콰도르 항구 도시인 과야킬에서 8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첫 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이어 키토의 대통령궁에서 코레아 대통령을 정식으로 예방하고 각료들과 인사도 나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에콰도르를 포함해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을 8일간의 일정으로 순방한다.

hopem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5/07/08 01:1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