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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구제금융까지 일정은…산 넘어 산(종합)

송고 2015년07월14일 10시46분

의회 입법부터 ECB의 ELA 증액·채무 상환까지

심기 불편해 보이시네…
심기 불편해 보이시네…


(브뤼셀 EPA=연합뉴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오른쪽)과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이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을 이뤘지만, 각국 입장에 따라 반응에 차이가 나타났다.
2010596@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마라톤협상 끝에 가까스로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에 합의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860억 유로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그리스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개혁법안 입법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장악한 의회를 설득해 정년을 67세로 늘리는 내용의 연금제도 개혁과 부가가치세(VAT) 간소화 법안을 15일까지 통과시켜야 한다.

통계청의 법적 독립성을 보장하는 법안, 신 재정협약에 따른 재정위원회 도입 법안도 입법해야 한다.

바로 다음날인 16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손으로 공이 넘어간다.

허리띠 졸라매기도 이젠 지쳐
허리띠 졸라매기도 이젠 지쳐


(아테네 EPA=연합뉴스) 그리스와 채권국이 3차 구제금융 협상 재개에 합의한 13일(현지시간) 아테네 국회의사당 앞에서 긴축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은행들의 파산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를 넘기기 위해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로부터 3년간 최대 860억 유로(약 108조원)를 지원받는 대가로 채권단이 요구한 강도 높은 개혁안을 수용했다.

ECB는 이날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늘릴지와 그리스가 발행할 수 있는 단기 재정증권(T-bill)의 한도를 올릴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뒤이어 17일 독일을 비롯해 네덜란드, 핀란드,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의회에서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 내용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독일은 가장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수용의사를 밝힌 이상 합의안은 의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오히려 슬로바키아 의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전했다.

슬로바키아는 2010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그리스 1차 구제금융 지원을 거부한 국가다.

당시 중도좌파인 스메르 주도의 연립정부가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진 전력이 있다.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재무장관은 "그리스를 잔류시켜서 유로존 전체가 좀비가 되느니, 원만하게 그리스와 쪼개지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 ECB에 총 35억 유로를 갚아야 하는 만기일인 20일이 다가온다.

그리스 고비 넘긴 EU…앞날 험로
그리스 고비 넘긴 EU…앞날 험로

[앵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일단락되며 유럽연합 EU가 급한 불을 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습니다. 김경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지원 결정은 '연대'라는 유럽연합의 정신을 재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유로화를 공통 화폐로 사용하는 정치 경제 공동체로서 EU는 부도 직전까지 내몰린 그리스에 고강도 개혁을 압박하는 대신 회생을 위한 경제 지원을 일단 약속했습니다. 유로존 밖으로 내쫓는 '그렉시트'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파국을 피하며 통합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EU 앞에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당장 그리스 의회가 15일 예정된 회의에서 고강도의 연금과 세제 개혁안을 통과시킬지 지켜봐야 합니다. 국민투표에서 추가 긴축에 압도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그리스 국민 여론은 채권단 원안보다 가혹한 '치프라스 개혁안'에 이미 상당히 등을 돌린 게 사실입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상환 유예로 피해간 그리스 채무 탕감, 헤어컷 역시 언젠가는 다시 터질 뇌관이라는 전망이 유력합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017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한 상황에서, 브렉시트를 막아내는 것도 EU의 큰 과제입니다. 그리스 사태에 가려져 있지만 난민 문제도 골칫거리입니다. 잇단 지중해 난민 참사에 EU 정상들이 긴급 회의까지 열며 머리를 맞댔지만 각국의 반 이민 정서가 만만치 않은 탓에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경희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이날은 유로존 정상회의서 협상 결렬 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기점으로 꼽히던 날이다.

무사히 상환을 하고 나면 그리스는 합의안에 따라 22일까지 민사소송법을 도입하고 유럽연합(EU)의 은행 회생 및 정리지침(BRRD) 관련 법안을 입법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남은 주요 일정은 다음 달 20일로 예정된 ECB 만기일이다.

그리스는 이날 ECB에 32억 유로를 ECB에 상환하는 등 총 50억 유로를 갚아야 한다. 이후로는 연말까지 주요 상환일정이 거의 없다.

그리스가 입법과 채무 상환을 하는 사이에도 채권단과의 구제금융 협상은 숨가쁘게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약 4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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