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소녀시절 "세월호로 활동 중단…주부들 희망 주러 돌아왔어요"

송고시간2015-07-23 16:57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1년 4개월만에 두번째 싱글 '몇 시'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소녀시대가 소녀시절이 될 순 있지만 소녀시절이 소녀시대가 될 순 없잖아요. 저희 같은 주부들은 '왕년에 잘 나갔다', '예전에는 예뻤다'며 스스로 위로하고 살아요. 이제 소녀시절을 보고 '지금도 괜찮구나', '아직 늦지 않았구나' 하셨으면 해요."

아줌마 그룹 소녀시절이 데뷔 1년 4개월 만에 두 번째 싱글 '몇 시'를 내놨다. 작년 4월 '여보 자기야 사랑해'란 곡으로 데뷔한 소녀시절은 세월호 참사로 한 달 반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웃으며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소녀시절을 만났다. 데뷔 당시 아줌마 그룹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갑자기 활동을 중단했을 때 아쉬움은 없었는지 먼저 물었다.

소녀시절 "세월호로 활동 중단…주부들 희망 주러 돌아왔어요" - 2

리더인 김유정은 "처음 데뷔할 때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는데 갑자기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며 "활동 중단 후 애 키우며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솔직히 다시 준비하려니 가족들의 눈치가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갈 생각이었다"며 "쉬는 기간 보컬이며 안무며 부족한 점을 열심히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소녀시절은 원년 멤버였던 왕희와 현예은이 개인 사정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신지현(35)과 장현아(27)를 새로 투입했다. 이들은 기존 멤버인 김유정, 박수아와 마찬가지로 딸만 가진 엄마였다. 이런 공통점은 멤버들 간 나이 차이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발표한 '몇 시'는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이는 신나는 댄스곡이다. 트로트풍이었던 전곡 '여보 자기야 사랑해'에 비해 훨씬 트렌디하다. 때문에 소녀시절은 안무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했다. '아줌마' 답게 주부들이 살빼기 좋은 유산소 운동으로 구성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김유정은 "요즘 가요계 대세 안무가 칼군무"라며 "군무를 표현하고 싶어 부채도 사용하고, 시계가 돌아가는 동작도 포함시켰다. 폴짝폴짝 뛰는 '메뚜기' 춤이 포인트 안무"라고 밝혔다.

언뜻 보기엔 간단한 안무이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따라 하기엔 체력이 부치기도 했다. 멤버들은 안무 연습을 하다 발바닥이 부어오르거나 무릎, 허리가 아파 병원을 들락거렸다. 20대인 장현아가 어린 만큼 안무 습득이 빨라 언니들의 부러움을 샀다는 후문이다.

소녀시절이 다시 앨범을 낸다고 하니 가족들, 특히 남편과 아이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아이들이 모두 딸이라 날씬한 엄마가 예쁜 옷 입고 춤추는 걸 매우 좋아한다는 대답이 나왔다. 남편들은 처음에는 반기지 않다가 부인이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는 응원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시댁의 반응은 어떠할까. 종갓집 며느리에다 시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박수아에게 물었다.

박수아는 "처음에는 어머니도 남편 내조나 잘하라고 하셨다"며 "이제는 아직 젊고, 나이 들면 못 하니까 열심히 하라고 하신다"고 웃었다.

소녀시절은 활동을 시작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워킹맘'이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디다 맡겨야 할까. 친정어머니, 아버지, 시어머니 등 다양한 답이 나왔다. 이들이 남편이나 아이가 없는 '미스'(Miss) 시절에 데뷔했으면 어땠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왠지 모든 게 힘들었어요. 그런데 결혼을 하니 기댈 수 있는 남편이라는 울타리가 생기더라고요. 거기에다 보기만 해도 힘이 되는 딸들도 있구요. 남편과 아이들이 원동력이 돼 결혼하지 전보다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신지현)

소녀시절은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12월 31일까지 스케줄이 쭉 있는 게 목표라고 했다. 멤버들은 아줌마그룹으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줌마라는 단어가 어색했는데 이제는 더 편해요. 뽀글머리, 몸빼바지 아줌마가 아닌 신세대 아줌마니까요." (웃음)

소녀시절 "세월호로 활동 중단…주부들 희망 주러 돌아왔어요" - 3

vivid@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