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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이 일본 '세균전' 526부대 실존 증거 발굴

송고시간2015-07-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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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의 20대 청년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균전 부대'로 알려진 일본 관동군 제526부대의 존재를 알리는 사진자료를 발굴해 화제다.

24일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에 따르면 중국의 대학에서 화상통신을 전공하는 쩌우더화이(鄒德懷·25)씨는 올해 초 일본의 한 친구로부터 의미심장한 사진 앨범을 선물 받고는 526부대 관련 사진 수집에 나섰다.

일본 친구가 헌책방에서 구입한 앨범은 전쟁 당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에 주둔했던 관동군 526부대 부대원의 기념사진 첩이었다. 당시 21살이던 한 부대원이 부대 안팎에서 찍은 사진 수백 장이 담겨 있었다.

이 부대원은 1944년 3월27일 일본군에 입대, 같은 해 526부대에 배속돼 종전 때까지 근무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쩌우씨는 악명높은 731부대와 함께 '세균·화학전부대'로 알려졌으나 존재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진 526부대를 떠올렸다.

패전 직후 활동자료를 폐기한 탓에 526부대의 실상은 은폐됐고, 지난 1991년 퇴역군인 2명이 부대의 존재·역할을 증언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쩌우씨는 앨범 속 사진들이 526부대의 실존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여겼다. 앨범 주인이 방한모·군복 차림으로 찍은 증명사진에는 '관동군 화학부', 동료군인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에는 '제526부대에서'라는 설명이 각각 적혀있다.

그는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고베(神戶) 등지의 벼룩시장과 골동품상을 뒤져 526부대원들의 개인기념품과 군기, 옛날 사진 수천 장을 사 모았다.

이 사진들은 랴오닝(遼寧)성 톄링(鐵嶺)의 룽웨이(龍尾)산에 살해당한 유아 시신이 알몸으로 포개진 장면, 일본군이 칼로 목 벤 중국인의 머리통을 들고 찍은 장면 등 일제의 만행을 여실히 보여준다.

쩌우씨는 수집자료를 공개하면서 "사진 가운데 생화학무기 실험에 관한 사진은 없으나 526부대의 존재를 분명히 입증한다"며 "일본군 범죄증거를 전 세계에 알리고 참을 수 없는 과거를 후대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950년대 이후 526부대가 있던 치치하얼 일대에서 화학무기가 다량으로 발견됐고, 2003년 8월4일에는 4배럴 분량의 유독물질이 유출돼 주민 43명이 죽거나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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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i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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