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동북부 전략요충지 경찰기지 장악
송고시간2015-07-27 11:45
수비대 집단투항, 외국군 철군 발표 이후 최대 규모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세력 탈레반 사이에 평화협상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 동북부 전략요충 지역의 경찰 기지를 장악했다고 AP통신, AFP통신 등 외신이 27일 보도했다.
외신은 아프간 정부 소식통의 말을 빌려 탈레반이 지난 24일부터 3일간의 치열한 교전 끝에 동북부 바다크샨주의 경찰 기지를 장악했으며,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의 경찰과 국경경비대원들이 집단투항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군과 경찰이 치안을 담당해온 바다크샨주는 수도 카불에서 300㎞ 떨어진 곳으로 탈레반과 지난 몇 달 동안 접전이 이어져 왔다.
소식통은 경찰의 집단투항은 지난해 말 미군과 나토군의 철군 발표 이후 가장 대규모라면서, 이는 최근 탈레반의 공세 강화로 피해가 속출하는 아프간 정부군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다크샨주 경찰청장인 바바 잔 장군은 와르도즈에 있는 경찰 기지가 폭우로 외부와 차단된 채 탈레반으로부터 심한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투항 병력 가운데에는 지역 경찰 지휘관도 포함됐으며, 이 과정에서 기지 보유 화기와 탄약 관리권도 넘어갔다.
그러나 압둘라 나지 나자리 바다크샨 주의회 의장은 "탈레반의 공격 상태에서도 지난 사흘 동안 경찰 기지에 대한 병력 증원은 없었으며, 이 바람에 (투항 외)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탈레반도 기지 장악과 지휘관을 포함한 지역 경찰 간부진의 투항 사실을 확인했다.
신화통신은 포로로 잡혀 집단투항한 경찰 125명이 기지 관리권 이양을 조건으로 모두 풀려났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앞서 지난 12일에도 동부 코스트 주 다국적군 기지 근처에서 차량 자폭테러를 벌여 민간인 27명을 포함해 33명을 살해했다. 또 같은 달 7일에도 카불에서 자살 공격을 해 4명의 사상자를 냈다.
탈레반은 평화협상을 위한 첫 공식회담을 지난 7일 파키스탄에서 한 것과 별도로 여전히 아프간 정부군, 외국군을 상대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술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풀이다.
아프간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도 지난 15일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평화협상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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