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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TV 수사> ① 모든 범죄 수사 출발점 되다

송고시간2015-07-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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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명인'이 중대수사 해결…"인내심 필요한 '퍼즐 맞추기'"범인 얼굴·걸음속도·보폭까지 잡는 '첨단기법' 속속 등장

< CCTV 수사> ① 모든 범죄 수사 출발점 되다 - 1

<※ 편집자주 = 최근 발생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을 해결하는 데 폐쇄회로(CC)TV 분석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CCTV는 각종 대형 강력사건 수사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경찰도 CCTV 분석기법 개발과 기반 확충에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CCTV가 개인을 감시하는 '빅브라더'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여전합니다. CCTV 수사의 현황과 성과, 한계를 짚어보는 기획기사 3꼭지를 일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는 말 그대로 잔치 분위기였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를 범행 일주일도 안 돼 검거한 공로로 경찰관 2명을 특진시키고 3명에게 표창을 수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CCTV로 용의자 최모(53)씨의 동선을 추적하고 신원을 밝혀 해결됐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CCTV의 효과를 입증한 사례로 기록됐다.

실제로 표창 수상자 3명 모두 CCTV 추적 요원이었다. 이 중 1명은 서초경찰서 소속이 아닌 관악경찰서 소속이다. 바로 경찰이 지정한 'CCTV 명인'인 정성광(43) 경사다.

◇ CCTV 수사도 '명인'이 있다…"'무언의 목격자' 적극 활용"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CCTV 분석에 노하우가 있는 경찰 전문가로 구성한 'CCTV 명인제도'를 올해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들 명인은 서울경찰청에 10명과 일선 경찰서에 34명 등 총 44명이 있다.

CCTV 명인들은 매달 한차례 발표대회를 열어 수사기법과 주요 수사사례를 공유하고, 영상 분석기법을 일선경찰들에게 교육한다.

이번 서초구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에도 정성광 경사 등 CCTV 명인 14명이 투입돼 수사를 지원,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서울경찰청은 앞으로도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처럼 사회 이목이 쏠린 중대 사건에 CCTV 명인을 지원인력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경찰이 CCTV 명인 제도를 운용하며 인력 양성에 힘쓰는 것은 각종 강력사건에서 CCTV가 톡톡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새마을금고 사건 뿐 아니라 세월호 추모 집회 때 태극기를 불태웠던 김모(24)씨의 신원을 파악하고, 용산 쇠구슬 발사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는데도 CCTV 분석이 큰 역할을 했다.

경찰 수사에 CCTV 분석이 본격화한 것은 201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 공공기관이 설치한 CCTV 대수가 2010년 30만대에서 2013년 56만대로 급증하면서 CCTV의 수사 활용도 또한 높아졌다.

이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는 말 그대로 잔치 분위기였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를 범행 일주일도 안 돼 검거한 공로로 경찰관 2명을 특진시키고 3명에게 표창을 수여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 당시 CCTV에 찍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는 말 그대로 잔치 분위기였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를 범행 일주일도 안 돼 검거한 공로로 경찰관 2명을 특진시키고 3명에게 표창을 수여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 당시 CCTV에 찍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간이 설치한 CCTV는 물론 최근 급속하게 늘어난 차량용 블랙박스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도처에 '무언의 목격자'가 있는 셈이다.

이전에는 범죄 현장 주변을 탐문해 용의자의 인상착의나 이동경로를 알아냈지만, 이제는 현장 주변 CCTV를 분석하는 것부터 수사를 시작한다.

CCTV를 활용한 수사는 '과학수사'의 전형처럼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내심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경찰들은 입을 모은다.

주변 CCTV에서 수집한 수십 시간 분량의 영상 자료를 들여다보며 용의자가 어디에서 범행장소로 접근했는지, 범행 후 어느 방향으로 도주했는지 동선을 파악하는 일은 어지간한 끈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용의자가 들렀다고 추정되는 곳에서 탐문 수사를 벌여 추가적인 증거 자료를 확보, 수사의 '퍼즐'을 맞춰 나간다.

CCTV 분석이 통신수사와 함께 수사의 양대 축으로 부상함에 따라, 경찰은 지난해 전국의 형사와 전문가들을 불러 워크숍을 열고 'CCTV 수사 매뉴얼'을 제작했다.

수사 매뉴얼에는 CCTV 수사기법뿐 아니라 CCTV 수사의 법적 문제, 수사사례, 영상분석 등도 담겼다. 경찰청은 이 매뉴얼을 바탕으로 형사와 과학수사요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 '더욱 똑똑하게'…진화하는 CCTV 활용 도구

경찰은 CCTV 수사가 '수작업' 수준을 벗어나도록 연구개발(R&D)에도 주력하고 있다.

경찰의 CCTV R&D는 'CCTV 영상검색 고도화'와 'CCTV 신원확인 기술 개선' 등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영상검색 고도화 기술은 예컨대 특정인의 얼굴을 지정하면 수십 시간 분량의 영상자료에서 해당 얼굴이 나온 영상만 추출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일일이 영상을 다 확인할 필요가 없어 CCTV 분석에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CCTV 신원확인 기술은 영상 속에 나오는 인물의 얼굴이 아닌 보행 특징 등으로 동일인임을 밝히는 기술이다.

사람마다 팔을 흔드는 각도와 무릎의 각도, 걸음 속도, 보폭 등이 다 다른데, 이런 몇몇 특징을 분석해 CCTV 영상의 인물과 용의자가 동일인임을 밝혀내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에서 발생한 서울시 의원 청부살인 사건이 해결된 것도 이 기술의 역할이 컸다. 청부살인을 저지른 조선족의 양쪽 발가락이 안쪽을 향하는 '내족보행'이 CCTV에 잡혔기 때문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탐문수사는 기억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사실이 왜곡될 수 있으나, CCTV 수사는 정확한 과거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용의자 선정, 증거자료 수집, 수사방향 설정 등에 CCTV 수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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