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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싸움' 쓰쿠다가 촉발했나

송고시간2015-07-3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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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싸움' 쓰쿠다가 촉발했나 - 1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롯데그룹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형제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형제 싸움이 촉발된 원인 중의 하나로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1월 자신이 일본롯데홀딩스 임원에서 해임된 것과 관련해 "신 회장과 쓰쿠다 사장으로 생각되는 사람들이 곡해된 정보를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전달해 영구추방에 가까운 상태가 되어버렸다"고 밝혔다.

롯데가의 장자이자 한·일 롯데의 지주사인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서 후계 순위 1위로 거론되던 자신의 몰락에 쓰쿠다 사장이 모종의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지목한 것이다.

쓰쿠다 대표는 지난 2009년 신 총괄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아 일본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취임한 후 경영방향을 놓고 줄곧 신 전 부회장과 갈등을 일으키며 관계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의 해임 직후 쓰쿠가 대표가 자리를 대신해 일본롯데의 경영을 맡게 되자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을 그가 적극 주도했다는 추정에 더욱 힘이 실렸다.

쓰쿠다 대표가 신 전 회장을 버린 대신 동생인 신 회장 쪽 노선을 택했다는 관측이다.

그는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신동빈 회장 주재로 열린 국제 식품 전략회의에서 '원 롯데, 원 리더'(하나의 롯데, 하나의 지도자)라는 문구를 한·일 식품계열사 대표들에게 제시하고 신 회장 1인 지도체제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연단에서 내려와선 신 회장에게 깍듯하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을 연출해 신 회장의 '오른팔'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쓰쿠다 대표의 이런 모습이 두 형제의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 입장에선 못마땅해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쓰쿠다 대표가 마치 신 회장을 부추겨 신 전 부회장과의 싸움을 붙이려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에 간 신 총괄회장이 지난 27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하면서 신 회장과 쓰쿠다 대표를 포함한 데는 이런 이유가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쓰쿠다 대표가 최근 1년 사이 원로 이사 등을 대거 해임한 것에 신 총괄회장이 분노해 지난 3일 쓰쿠다 대표의 해임을 직접 지시했으나 쓰쿠다 대표가 이를 정면으로 무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는 신 회장과 쓰쿠다 대표는 28일 오전 긴급 이사회에서 신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해 일단 두 사람이 승리한 모양새다.

쓰쿠다 대표는 롯데의 일본 현지 주거래 은행인 스미토모(住友)은행(현 미쓰이 스미토모은행) 출신이자 신 총괄회장과는 와세다대(早稻田大) 동문으로 한때 그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스미토모 은행을 나오고 나서 지난 2001년 일본의 고급 호텔인 로열호텔로 들어가 2007년에는 호텔 회장을 맡았다.

이후 2009년 신 총괄회장이 맡았던 일본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1948년 창립이후 신 총괄회장이 계속 맡아왔던 자리에 오른 것이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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