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골든보이' 스피스·'B급 대회' 존디어클래식, 내년엔 결별

송고시간2015-08-01 07:07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프로 첫 우승 인연…내년 올림픽 기간과 겹쳐 출전 못 할 듯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존디어클래식은 B급 대회다.

대회의 위상을 방증하는 총상금이 470만 달러이다. PGA 투어 대회 총상금은 대부분 600만 달러가 넘거나 600만 달러에 육박한다.

'골든보이' 스피스·'B급 대회' 존디어클래식, 내년엔 결별 - 2

총상금이 5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회는 존디어클래식을 포함해 5개 뿐이다. 더구나 존디어클래식을 뺀 나머지 4개 대회는 브리티시오픈(공식 명칭 디오픈),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3개 대회와 대회 기간이 겹치는 '자투리 대회'이다.

존디어클래식은 사실상 PGA 투어에서 총상금이 가장 적은 대회인 셈이다.

존디어클래식은 특급 선수가 거의 출전하지 않는다. 더구나 디오픈 직후에 열리거나 직전에 열려 디오픈의 격전을 치렀거나 이 대회를 겨냥해 휴식을 취하려는 최정상급 선수는 한결같이 외면한다.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어렵다. B급 대회 존디어클래식에 취재 기자들이 잔뜩 몰린 것은 지난 2005년과 2006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던 '장타소녀' 미셸 위(한국 이름 위성미)가 출전했을 때 뿐이었다.

그러던 B급 대회 존디어클래식에 올해 모처럼 볕이 들었다.

출전 선수 명단에 '골든보이' 조던 스피스(미국)가 이름을 올린 덕이다. 이미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잇따라 제패해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스피스는 PGA 투어 상금랭킹 1위, 세계랭킹 2위의 초특급 스타 선수. B급 대회 존디어클래식에 이런 거물급 선수가 출전한 적은 없었다.

'골든보이' 스피스·'B급 대회' 존디어클래식, 내년엔 결별 - 3

더구나 스피스는 마스터스, US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승이라는 엄청난 위업이 걸린 디오픈 출전 직전에 열린 이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스피스가 만사를 제치고 존디어클래식에 출전한 것은 존디어클래식과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2012년 18살이던 스피스는 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했다. 2부투어에서 뛰던 스피스는 PGA투어 대회에서 불러주기만 해도 황송하던 시절이었다. 2012년 존디어클래식 이전에 4차례 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두번이나 컷 탈락했고 컷을 통과한 두차례 대회에서도 공동21위, 공동41위에 그친 무명 선수였지만 존디어클래식 주최측은 스피스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이듬해 PGA투어에 입성한 스피스는 존디어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5차 연장까지 가는 힘겨운 우승이었다.

지난해 스피스는 이 대회에 앞서 현대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와 마스터스에서 준우승,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4위를 차지하는 등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지만 B급 대회 존디어클래식을 거르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디오픈 직전에 치러진 이 대회에 웬만한 상위권 선수는 다 빠졌지만 스피스는 의리를 지켰다.

그리고 올해에도 스피스는 어김없이 존디어클래식에 출전 신청을 접수했고 약속대로 대회장에 나타나 극적인 역전 우승까지 차지해 존디어클래식의 흥행을 이끌었다.

스피스는 "이 대회는 젊은 유망주를 발굴해 키워줬다. 나도 그런 혜택을 받은 선수 가운데 한명"이라면서 " 존디어클래식에 대한 고마움은 절대 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대회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출전할 것처럼 보인 스피스의 '의리'는 그러나 내년에는 지켜지지 못할 공산이 크다.

늘 디오픈 직전이나 직후에 열린 탓에 B급 대회의 설움을 감수해야 했던 존디어클래식은 내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스피스는 내년 리우 올림픽에 미국 대표 선수로 출전이 거의 확실시된다. 골프가 112년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는데 큰 역할을 한 미국골프협회(USGA)와 PGA투어는 미국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려면 최고의 선수를 출전시킨다는 방침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현재 올림픽 대표 선수 선발 랭킹에서 스피스는 버바 왓슨, 더스틴 존슨, 짐 퓨릭 등을 제치고 미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세계랭킹 1위 로리 메킬로이(북아일랜드)가 지키고 있다.

스피스가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당연히 존디어클래식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항상 정상급 선수의 외면을 받아온 존디어클래식이 모처럼 만난 '귀인' 스피스마저 빠진 채 치러진다면 또다시 팬과 미디어의 무관심 속에 빠져들 게 뻔하다.

내년 PGA 투어 일정이 확정된 뒤 존디어클래식 경기 담당 이사 클레어 피터슨은 "아쉽지만 스피스가 내년 대회에 나오지 못할 것 같다"면서 "그래도 스피스가 2017년에는 다시 이 대회에 출전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이 대회에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많은 선수들이 출전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에는 미국 선수는 단 4명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khoo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