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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냐 분열이냐" 탈레반 향후 행보 엇갈린 전망

송고시간2015-07-3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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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확인된 탈레반 지도자 오마르의 집
사망 확인된 탈레반 지도자 오마르의 집


(칸다하르<아프가니스탄> AP=연합뉴스) 자동차, 오토바이를 타고 온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31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남쪽 칸다하르 주에 있는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의 집을 구경하고 있다.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의 사망이 29일 확인된 데 이어 30일 탈레반 새 지도자로 물라 아크타르 모하마드 만수르가 추대됐다.
ciy@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최고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가 2년 전 사망한 사실을 인정한 지 하루 만에 후계자를 선정하면서 앞으로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새 지도자로 뽑힌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가 실용주의자이자 협상 지지자로 알려지면서 평화 협상 재개 기대감이 커지는 한편, 이 과정에서 강경파가 분리해 나오거나 이슬람국가(IS)와 합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FP 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31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지도위원회(퀘타 슈라)와 이슬람학자들이 오랜 논의 끝에 오마르의 신뢰받는 친구이자 부지도자였던 만수르를 지도자로 정했다"고 성명을 내 발 빠르게 조직을 정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탈레반은 이어 2011년 카불 소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수차례 테러를 저질러 미국 정부가 1천만 달러(117억원) 현상금을 내건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시라주딘 하카니를 탈레반 부지도자로 선정했다.

여러 전문가는 만수르가 그동안 탈레반의 평화 협상 움직임을 주도했다며 그가 최고지도자에 오른 것은 협상 재개의 청신호라고 분석했다.

탈레반이 30일 오마르의 사망을 인정하고서 후계자를 발표하기까지 하루밖에 걸리지 않은 것도 만수르가 이미 탈레반 조직을 상당히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예전 탈레반 정권 관리였다가 현재 아프간 정부 고위평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압둘 하킴 무자히드는 "만수르는 탈레반 설립자 가운데 한 명이면서 중도적이고 평화·대화 노선을 지지하는 인물"이라며 "그가 이끄는 탈레반은 평화 절차를 강화하고 정치적 해결에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사망이 알려진 29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치안당국이 길에서 한 남성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사망이 알려진 29일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치안당국이 길에서 한 남성의 몸을 수색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탈레반이 이 시기를 아프간 정부와 진정한 평화를 구축할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계자 논의 과정에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야쿠브를 지지하는 일부 지휘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음을 들어 탈레반의 분열을 점치는 견해도 많다.

일부 지휘관은 만수르가 오마르의 최측근으로 그의 사망을 알고서도 2년 동안 그 사실을 속이고 그의 이름을 빌려 조직을 운영한 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에서 근무한 필립 머드는 CNN 방송에 "오마르는 미국의 탈레반 공격과 아프간 내전을 모두 겪었고 파키스탄과 관계를 조율하면서 조직 내 존경을 얻은 인물"이라며 "하룻밤 새 그와 같은 인물이 되기는 어렵다"며 탈레반이 리더십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프간 군사 전문가 자웨드 코히스타니는 "많은 탈레반 지휘관이 만수르의 리더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후계자 선정은 탈레반의 균열을 넓힐 뿐"이라고 AFP에 말했다.

미국 안보 컨설팅 기업 수판 그룹은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쪼개지고 지역 지휘관들은 각 지역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할 것"이라며 "오마르 사망의 최대 수혜자는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이슬람국가(IS)와 그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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