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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구멍가게?"…'도마'에 오른 전 근대적 재벌경영

송고시간2015-08-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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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한마디에 이사회없이 이사 해임하는 인사 관행

신동빈 회장 모친, '시게미쓰 하츠코'씨 출국
신동빈 회장 모친, '시게미쓰 하츠코'씨 출국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씨가 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15.8.1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 재계 서열 5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통재벌'인 롯데그룹의 전 근대적 경영행태가 경영권 후계구도를 놓고 벌어진 신동주·신동빈 친형제간 갈등을 계기로 그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자택 나서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자택 나서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31일 저녁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자택에서 회합을 마친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차에 올라 떠나고 있다.
김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희씨의 남편이다.
이날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인 고(故) 신진수씨의 기일로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대표이사 회장 등이 신 전 부회장 집을 찾았다. 2015.7.31
hihong@yna.co.kr

불투명하게 장막에 쌓여있는 기업 지배구조, 창업주의 자기마음대로식 독단적인 황제경영, 그룹 지배권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부자·친형제·친족간 진흙탕 싸움 등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줄줄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매출 83조원에 임직원 10만명, 80여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는 대기업 그룹 집단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눈꼴사나운 전근대적인 재벌경영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집 나서는 신선호
신동주 전 부회장 집 나서는 신선호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이 31일 오후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집을 나서고 있다. 2015.7.31
saba@yna.co.kr

롯데그룹의 기업 지배구조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특히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일본롯데홀딩스 뿐만 아니라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광윤사(고준샤:光潤社)의 지분구조는 파악이 전혀 되지 않고 있을 정도다.

신동주 전 부회장 자택으로 들어가는 흰 국화
신동주 전 부회장 자택으로 들어가는 흰 국화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31일 저녁 서울 성북동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자택에 흰 국화가 들어가고 있다.
이날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부친인 고(故) 신진수씨의 기일로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대표이사 회장 등이 신 전 부회장 집을 찾았다. 2015.7.31
hihong@yna.co.kr

한국 롯데의 지주사인 호텔롯데는 2013년 공모사채 발행을 추진했다가 금융당국이 한국을 비롯한 일본쪽의 지배구조 자료 제출을 요청하자 꺼리면서 아예 이를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일가는 낮은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얽히고설킨 400여개의 순환출자로 계열사를 거느리며 황제경영을 해왔다.

영상 기사 '왕따' 신동빈…독자세력 구축하며 가족들 몰아내
'왕따' 신동빈…독자세력 구축하며 가족들 몰아내

[앵커] 롯데그룹 후계다툼은 외견상으로는 신동빈 대 나머지 가족들의 구도로 전개되는 모습인데요. 신동빈 회장이 독자세력을 형성하며 가족들의 원한을 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슬기 기자입니다. [기자] '신동빈 대 반 신동빈'. 롯데그룹 후계자를 두고 맞붙은 형제간의 다툼이 신동빈 회장과 나머지 친인척들의 집안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반 신동빈' 세력으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산사스 사장과 이복누나인 신영자 롯데 복지재단 이사장, 6촌 형인 신동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대행이 꼽힙니다. 이들은 모두 롯데그룹 핵심으로 꼽히다가 신동빈 회장이 권력을 잡으면서 '뒷방'으로 밀려났다 '형제의 난'에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편에 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선호 사장은 맏사위가 2007년 우리홈쇼핑 인수경쟁에서 신동빈 회장과 소송까지 벌였다가 진 이력이 있고, 신영자 이사장은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후 30년 가까이 회사를 키워왔지만 신동빈 회장에 의해 등기이사에서 빠졌습니다. 신동인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 대행도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호텔 사장까지 올랐지만 2004년 불법대선 자금을 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후 신동빈 회장에 밀려났습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인 신진수 씨의 제사에 맞춰 일가친척들이 한국으로 속속 모였지만 신동빈 회장만은 일본에 남아 지지 세력을 모으는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슬기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신 총괄회장은 전체 그룹 주식의 0.05%만 갖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가의 보유주식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이 2.41%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신 총괄회장의 밀실 황제식 경영의 문제점도 그대로 드러났다.

영상 기사 "신격호 회장, 차남 그만두게 했다"…쿠데타 주역은 신동빈?
"신격호 회장, 차남 그만두게 했다"…쿠데타 주역은 신동빈?

[앵커] 신격호 롯데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을 해임했다는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됐습니다. 또 롯데 후계다툼에서 쿠데타는 둘째 아들인 신동빈 회장이 일으킨 것이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성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을 방문 중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화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신동주 부회장이 롯데호텔 34층에 머물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가 나눈 대화입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대화에서 차남을 이미 해임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화내용을 들어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도 그만두게 했잖아"라고 말하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안 그만뒀습니다"라고 답합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 뜻을 거스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선호 / 신격호 총괄회장 동생> "(한국 롯데도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하는 게 맞다는 말씀이세요?) 총괄회장님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로 알아요.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렇게 말씀하셨나요?) 네" 그러면서 쿠데타는 신동빈 회장이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선호 / 신격호 총괄회장 동생> "(신동주 전 부회장이 총괄회장님 모시고 가서 이사들 해임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쿠데타, 반란으로 보고 있는데) 회사 최고 책임자고 주인인데, 무슨 반란을 일으켜요. 반대 이야기요"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녹취는 차단된 가운데 만들어진 것으로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총괄회장의 의중이 경영 전반에 매우 중요하지만 상법상 원칙을 벗어난 의사결정까지 인정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연합뉴스TV 성승환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그는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東京)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요 임직원 10여명을 갑자기 불러 모아 손가락으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일반적으로 등기임원이사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절차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 같은 신 총괄회장의 구두지시가 법적 절차와는 관계없이 그동안 롯데그룹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관행을 방증해주는 것이다.

<그래픽>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주요 일지
<그래픽>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주요 일지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롯데그룹 신동주(61)·동빈(60) 형제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걷잡을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들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톱 체제로 가는 듯했던 경영 구도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의 반격을 계기로 급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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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에서도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가 법적 절차보다 우선시된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신 총괄회장은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지시서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등 3명을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법상 하자가 있는 만큼 효력이 없다는 것이 한국 롯데그룹의 주장이다.

<그래픽> 롯데 신동주-신동빈 형제 주장 보유 지분
<그래픽> 롯데 신동주-신동빈 형제 주장 보유 지분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롯데가(家) 형제들의 경영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지만 양측이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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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폐쇄식 경영도 재계뿐만 아니라 증권가에서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실제 2006년 롯데쇼핑을 상장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이 관련보고를 했을때 신 총괄회장은 내켜 하지 않았다고 롯데그룹은 전했다.

이처럼 기업공개를 싫어하는 신 총괄회장의 경영방식 때문에 2013년 기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37곳 가운데 상장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신 회장이 경영해온 한국 롯데그룹에는 상장 계열사가 9개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기업분석보고서를 쓰기 위해 롯데그룹 한 계열사의 IR(Investor Relations·기업설명회) 담당자에게 관련자료를 요청하면 공개를 꺼릴 정도로 기업문화가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룹 후계자 자리를 놓고 부자·친형제·친족 등간 피도 눈물도 없는 진흙탕싸움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신동빈 대 '반 신동빈' 구도도 엿보이고 있다.

부친인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장녀인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삼촌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에서 서서 신 회장을 강력 비난하며 직간접적인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형제간의 다툼은 롯데그룹에서는 처음 일이 아니다.

신 총괄회장 본인도 동생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었다.

<그래픽> 롯데그룹 가계도
<그래픽> 롯데그룹 가계도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롯데그룹의 후계를 놓고 바다 건너 일본에서 '왕자의 난'을 벌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가 아직 일본에 체류 중인 가운데 그룹 안팎은 귀국 시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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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그는 자본금 150만원으로 롯데를 설립하면서 남동생들과 골고루 나눠 가졌다. 동생들에게 중요한 역할도 맡겼다.

그러나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을 제외하고는 둘째동생 신춘호 농심 회장과 넷째 남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 등은 신 총괄회장과의 다툼으로 모두 회사를 떠났다.

신 총괄회장은 막내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과도 법적 싸움을 했다.

<그래픽> 롯데그룹 경영구도
<그래픽> 롯데그룹 경영구도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新聞)은 28일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전격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신 총괄회장은 이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의 명예회장으로 남게됐다.
jin34@yna.co.kr

신 사장의 남편 김기병 회장이 운영하는 롯데관광이 있는데 롯데그룹은 2007년 일본 관광대기업 JTB와 합착해 롯데JTB를 설립하면서 갈등이 빚어진 것이다.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한국 재벌의 특성상 재산이나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친인척간 싸움은 롯데그룹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집단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명하고 보다 합리적인 경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hun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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