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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남 용서못해" 신격호 동영상…롯데 부자간 전면전

송고시간2015-08-0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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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주총 대결·소송전 비화할 듯신동주, 표 단속 일본행 vs 신동빈, 귀국·대국민사과 예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이유미 기자 = 신동주·동빈 형제 간에 촉발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이제는 신격호·동빈 부자 간의 전면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2일 방송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롯데그룹 분쟁 사태와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어떤 권한도 준 적이 없다.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방송 인터뷰에서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를 모두 차지하려고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고,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손찌검을 당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신동빈 회장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1일 천하' 뒤집기 시도를 지원한 친족들을 폭로하는 한편, 법리적 완승이 가능한 만큼 소송까지 불사해 한일 롯데의 '신동빈 원톱' 체제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현재로선 형제간 그리고 부자간 타협을 통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주주총회 표 대결과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일본에서 현지 이사진 및 주주 관리에 전념해온 신동빈 회장은 3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고, 같은 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돌아가 주주총회에 대비한 주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31일 육성 녹음을 내놓은 데 이어 2일에는 롯데호텔 34층 자신의 집무실에서 녹화한 영상을 SBS, KBS에 공개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 신 회장에게는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자신을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면서 "신동빈 회장의 눈과 귀를 멀게 한 참모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중국 사업의 실패를 이유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동생(신동빈 회장)을 심하게 질책하고 때렸다"면서 "그 이후로 동생이 신 총괄회장을 찾아오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 7월 6일 동생과 한국에서 한차례 만나 형제간 타협점을 찾으려 했으나 동생이 이를 거부했고 마지막까지 철저히 싸우겠다고 선언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이처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시에 방송매체를 통해 신동빈 회장에 대한 불인정과 강한 거부감을 밝힌 것은 전면전을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조만간 열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도 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그는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고준샤·光潤社), 그다음이 우리사주로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우리사주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러면서 일본에 가서 광윤사 등을 방문해 우호 세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면서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경우 나를 따르다 해임된 이사진을 복귀시키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빼앗긴 신 총괄회장을 복귀시키겠다고 밝힌 것은 주총을 앞두고 신 총괄회장 지지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도 강수로 맞섰다.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은 연합뉴스에 "법리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다. 우리가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결국 소송으로 갈 것이다. 현대, 두산도 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롯데그룹은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와 차남 간 다툼이 있었다고 밝힌 데 대해 "정상적인 경영인이라면 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사실과 다른 자극적인 폭로로 분란을 초래하며 그룹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맞불' 폭로전도 이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반(反) 신동빈 쿠데타'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롯데 관계자도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3일 귀국 행보와 관련, "귀국 즉시 경영인으로서 행보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정부 금융권 관계자와 협력업체 대표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산적한 계열사 업무를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 인사와 함께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이 최근 신동빈 회장을 만나기를 꺼린 것으로 전해졌고, 이번에 자신을 강제로 일선 퇴진시킨 데 대해 크게 진노했다는 점에서 회동 성사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영상까지 공개됐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은 여전히 진화되지 않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도 '일본롯데홀딩스'를 '한국롯데홀딩스'로 틀리게 읽는가 하면, 단어를 더듬거나 여러 차례 끊어 읽는 등 다소 어눌한 말투를 보여 관심을 샀다.

롯데그룹 안팎에선 지난달 업무보고 자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kjihn@yna.co.kr gats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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