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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강해이 '끝판왕'…도로공사 간부가 특수렌즈 끼고 억대도박

송고시간2015-08-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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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렌즈로 본 카드
특수렌즈로 본 카드

(광주=연합뉴스) 특수렌즈를 착용하고 본 포커 카드 전후 모습. 사진 왼쪽이 착용 전, 오른쪽이 착용 후. 카드에 형광물질이 발라져 있어 특수렌즈를 착용하면 카드를 식별할 수 있다.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국가 공기업 중간 간부가 특수렌즈를 끼고 수백만~수천만원이 오가는 도박판을 벌이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4일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사기와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된 한국도로공사 모 지사 이모(51) 과장이 도박판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2013년 10월이었다.

광주 모텔을 돌며 일명 세븐포커 도박을 한 이 과장은 연전연패 끝에 수천만원을 잃게 됐다. 그는 본전 생각에 형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에 사는 이 과장의 형은 노점상에서 형광물질이 발라진 '목카드'와 특수렌즈를 70만원에 구입, 고속버스 수하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동생에게 보냈다.

특수렌즈만 끼면 카드 뒷면에서 스페이드, 하트, 다이아몬드, 클로버를 구분할 수 있는 무늬와 함께 숫자를 볼 수 있었다.

상대방의 패를 읽을 수 있게 된 이 과장은 지인들을 통해 속칭 호구들을 끌어들여 13차례 도박판에서 7천만원을 거둬들였다.

낮에는 공기업 직원이었지만 밤에는 전문 사기 도박꾼으로 이중생활을 했다고 경찰은 비난했다.

밤샘도 마다않고 이어진 도박판에 근무를 제대로 했을리는 만무했다. 도박판에는 도로공사 다른 지사에 근무하는 직원도 가담했다.

경찰은 동료 직원도 이 과장의 장비 이용 사실을 알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과장 등 도로공사 현직 2명과 전직 1명 등 3명, 직장인과 자영업자 5명 등 8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이 과장의 형을 사기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이 과장 등은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52차례에 걸쳐 모두 3억3천만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계좌와 통신 내역 분석에 따른 조사 결과지만 경찰은 실제 도박판의 규모, 횟수, 가담자는 그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는 한편 목카드와 특수렌즈의 유통과정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이 과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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