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대야 탈출"…강원 동굴 명소 피서지로 '인기'
송고시간2015-08-05 14:44
'신비한 지하세계'…한낮에도 15∼20도로 에어컨 필요 없어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연일 기승을 부리는 폭염과 열대야를 한 번에 날릴 수 있는 동굴 피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강원도 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최근 무더위를 피해 주요 동굴 관광 명소를 찾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선 화암동굴에는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6∼7월 두 달여간 5만명이 넘는 피서객들이 찾아 더위를 식혔다.
냉기가 감도는 동굴 안에서 커튼형 종유석과 동굴 산호를 구경하다 보면 더위는 금세 달아난다.
화암동굴은 1922∼1945년까지 금을 캐던 천포광산(泉浦鑛山)으로, 금을 캐고 남은 광산이 지금의 '화암동굴'로 이름을 바꿨다.
'금과 대자연의 만남'을 주제로 과거 금을 캐던 현장을 체험함과 동시에 자연이 빚어낸 종유석 동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석회동굴의 특성을 보여주는 천연 종유동굴과 수많은 광부의 애환이 서려 있는 금광의 흔적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화암동굴 입구까지 이어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가는 동안 '정선아리랑'을 들으며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내다볼 수 있다.
특히 조명이 완전히 꺼진 동굴 속으로 작은 손전등만 들고 들어가는 야간공포체험은 한여름밤 피서객들의 식은땀을 훔친다.
태백시 용연동굴도 여름철 이색 피서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4만여명이 찾아와 동굴 속에서 더위를 날렸다.
용연동굴은 국내 동굴 중 가장 높은 해발 920m에 자리 잡고 있어 내부 온도는 낮 최고기온이 33도가 넘는 한낮에도 17∼18도를 유지하고 있다.
평균 내부 온도도 9∼12도로 서늘해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길이 130m, 폭 50m의 동굴 내부에는 대형광장과 리듬 분수, 석순, 동굴산호, 종유석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2005년부터 입구 등 동굴 주변에 조성한 야생화 공원은 시원한 날씨와 더불어 피서객들에게 여름 추억을 선사한다.
이곳에는 태백기린초, 솔나리, 제비꽃, 하늘 나리 등 140여종의 야생화가 자란다.
이와 함께 동해시 도심 한가운데 있는 천곡동굴도 오싹하고 섬뜩한 공포체험으로 시원한 여름을 선사한다.
차별화된 볼거리 제공을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 야간 공포체험이 소문을 타면서 여름철 무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동굴 포토존을 설치 운영하고 다양한 가면과 소품 착용은 이색적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
천곡동굴은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15만여명이 방문했다. 지난해에만 33만7천여명이 찾는 등 대표적인 동굴 관광 명소다.
특히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1만5천∼3만명의 방문객이 더 찾는다.
천곡동굴은 1991년 아파트 공사 중 최초 발견돼 개발에 착수하여 1996년 일반에 공개됐다.
총 길이 1천510m의 석회암 수평 동굴로 생성시기는 4억∼5억년 전으로 추정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내 중심부에 있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우주를 떠받치는 기둥'이라 불리는 석주와 멀리 보이는 좌불상, 깊은 심연에 앉아 세상만사 떨치고 신선의 마음을 갖게 하는 샘실인당 등은 '명소'로 꼽힌다.
멸종위기 1호로 지정한 황금박쥐가 발견되기도 해 아이들 자연체험학습의 장으로 손색없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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