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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세안 통합 무역스쿨 개최한 이규초 회장

송고시간2015-08-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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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차세대가 상생하며 성장하는 디딤돌 됐으면…"

(마닐라<필리핀>=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이 자리가 아세안(ASEAN)의 젊은 친구들끼리 함께 교육을 받고 자연스럽게 친교를 나누면서 앞으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동반 성장하는 디딤돌이 됐으면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아세안 통합 무역스쿨'을 주최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필리핀지회 이규초(52) 지회장은 뭔가 거창한 소감을 밝힐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디딤돌 한 개를 놓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털어놓았다.

이번에 무역스쿨에 참가한 지회는 필리핀을 포함해 대만,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라오스, 태국 등 12개국. 중국과 일본을 빼고는 웬만한 아시아 지역 지회에서 차세대들을 보냈다.

이들 국가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무역스쿨을 진행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차세대를 양성해왔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 필리핀지회가 통합해서 열어보자고 제의했고 나머지 지회도 "그거 좋겠다"고 호응해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성공 한상(韓商)을 꿈꾸는 105명의 아세안 지역 한인 청년이 마닐라의 로페스센터에 모인 이유다. 이들은 6일부터 3일간 성공한 한상들로부터 노하우를 듣고, 무역 실무와 창업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 지회장은 이날 오전 개교식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무역스쿨은 성공 한상들의 사례 발표, 전문가 강의와 무역 실무 교육, 창업 프로젝트 설명회 등으로 진행된다"면서 "기본적으로는 3일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로 알고 정보를 공유한다면 창업하거나 기업을 경영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나아가 무역스쿨의 원래 취지인 국내 유망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돕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회장은 이번 통합 무역스쿨에서 10개조로 나눠 진행될 창업 프로젝트 설명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서 우수 아이템으로 뽑히면 10월 18∼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월드옥타 주최 세계한인경제대회에 초청을 받는다. 여기서 다른 지회와 경합을 벌여 우승하면 지원금을 받아 창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월드옥타 지회가 설립됐어요. 무역스쿨 역사도 길고요. 일찍부터 차세대에 관심을 기울여 노하우도 쌓여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는 조금 나을 거예요."

필리핀지회는 1991년 설립됐다. 한덕우 초대 회장이 기틀을 잡았고, 장재중·이원주·강창익·김영기 전 회장이 발전을 이끌었다. 현재 8년째 경기도 부천시 중소기업들을 초청, 상품전시회를 열어 이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고 경상북도 소재 기업들과도 3년째 교류하고 있다.

오는 11월 초 열리는 제4회 경상북도 중소기업 상품전시회에는 50여 개 기업이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 지회장의 열의에 서울의 월드옥타 국제사무국도 힘을 보탰다. 이번 무역스쿨 기간에 참가국 지회장과 전 회장, 명예회장 등을 초청한 것이다. 40여 명의 아세안 대표자는 7일과 8일 '아세안 지회 활성화 방안'과 '월드옥타 발전을 위한 각국 지회의 역할' 등을 주제로 집중 토론을 펼친다.

"'아세안', '동남아' 하면 한국에서는 '못사는 지역'이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무시하고요. 그러나 아세안은 인구, 자원, 지정학적 위치 등을 고려할 때 21세기의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입니다.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지요. 이 지역 시장을 선점할 아이디어를 짜고 진출을 서둘러야 합니다."

이 지회장은 과거 선진국 경험을 한 점과 1억 인구, 자원 등을 고려해 필리핀이 아세안의 중심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중국으로 빠져나갔던 노동집약적 산업이 다시 필리핀으로 유턴하는 최근의 상황을 전하면서 한국 중소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고 진단한다.

게다가 필리핀에 퍼진 한류,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지원 활동, 한국JTS 등 NGO의 활동 등에 힘입은 한국에 대한 필리핀인들의 이미지 상승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경북 청도 출신인 이 지회장은 해양대 항해학과를 나와 범양상선(현 팬오션) 항해사로 4년간 근무했다. 이후 서울에 본사를 둔 해운회사인 코차트에 이직해 잠시 머물다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1991년 필리핀 땅을 밟았다. 비자 문제와 결혼 등으로 한국을 오가다 6년 뒤 정식으로 필리핀에 선박 대리점과 복합물류 운송업체인 '시 파인 시핑'(Sea Pine Shipping)을 차리면서 정착했다.

정기선과 부정기선 등 선박들을 관리·서비스해 연간 1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7천t 규모의 벌크선을 인수해 직접 운항하고 있다.

그는 1998년부터 월드옥타 회원으로 활동해왔다. 이번 통합 무역스쿨에 서울에 있는 딸 이다진(23) 씨를 불러 참여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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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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