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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반도체 후보물질 '포스포린' 실용화 길 찾았다

송고시간2015-08-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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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김근수 교수 연구팀…그래핀에 버금가면서 단점 극복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고성능 반도체 소자의 후보물질 중 하나로 꼽히는 '포스포린'을 도체 또는 절연체로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김근수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 최형준·이연진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그 연구 성과를 14일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포스포린은 인(P) 원자로 된 흑린에서 표면 몇 개 층을 떼어낸 2차원 물질이다. 원자 한 겹으로 이뤄진 2차원 물질로 두께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인 0.5㎚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이 포스포린의 표면에 칼륨 원자를 흡착시켜 전기장을 만든 뒤 포스포린의 '띠 간격'(밴드갭)을 폭넓게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밴드갭이란 물질의 고유한 물리량인데, 그 값이 0eV(일렉트론볼트)에 가까울수록 전류가 쉽게 흐르고 이 수치가 높아지면 그 반대가 된다.

반도체 소재로 많이 쓰이는 실리콘의 밴드갭이 1.1eV인데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포스포린의 밴드값을 0∼0.6eV까지 폭넓게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포스포린의 전자물성을 반도체에서 도체까지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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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철보다 강하고 구리보다 전류가 잘 흐르는 뛰어난 물성을 갖고 있음에도 밴드갭이 없어 전류의 흐름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

연구진은 또 포스포린의 밴드갭이 0이 될 때는 그래핀과 같은 물성을 나타낸다는 점도 발견했다.

김 교수는 "그래핀의 놀라운 물성 중 하나가 전하이동도, 즉 전도성이 굉장히 높아 기존 반도체보다 수십∼수백배 우수하다는 점인데 포스포린에서도 이런 물성이 나타났다"며 "이는 고속소자로 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래핀에 버금가면서 그 단점까지 극복할 만한 물성을 포스포린에서 찾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원자 한 겹 두께에 불과하면서 고성능을 갖춘 반도체 소자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나 컴퓨터 칩 등을 만드는 전자소자나 전기신호를 이용해 빛을 만드는 광전소자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실제 포스포린을 이용한 트랜지스터를 제작하고 공기 중에서 포스포린이 쉽게 산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면 수년 내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 결과 포스포린을 통해 그래핀 상용화의 고질적 걸림돌인 밴드갭을 해결하고 그래핀의 장점만을 취할 수 있게 됐다"며 "2차원 반도체 물질 연구의 중심이 그래핀에서 포스포린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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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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