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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중국 이어 북한까지…한국경제 덮치는 악재들

송고시간2015-08-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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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스크 장기화하면 경제 전반에 악영향 가능성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불안 지속…당국, 시장 점검 강화

(세종=연합뉴스) 김동호 박초롱 기자 = 쏟아지는 악재로 한국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내수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충격에서 벗어날 즈음에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불안의 그늘이 엄습한 데 이어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불안 요인인 북한 리스크까지 재발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북한 리스크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긴 했지만 현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대외 요인까지 불안정해 이전보다 예상외로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올해 3%대 경제성장률을 지키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일부 연구기관들이 전망한 2%대 성장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1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북한 도발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 "北 리스크 길어지면 투자·소비에 악영향"

그간 금융시장은 북한 리스크가 갑자기 불거져도 내성이 생긴 덕에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여왔다.

1993년 북한이 노동 1호 미사일 발사했을 때부터 2011년 김정일 사망 등 주요 대북 리스크가 돌출할 때마다 주식시장은 단기간에 영향을 받긴 했지만 곧바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보여주는 외환시장에서도 즉각적으론 원/달러 환율이 소폭 오르는 등 급격한 변동 장세가 연출되지 않았다.

초기에 부정적 영향이 있기는 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 반복된 것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이름으로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는 데다가 소규모 개방형인 한국 경제의 특성상 내부 요인보다는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글로벌 변수의 파급력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이날도 증시는 급락세로 시작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오르는 선에서 출발했다.

오전 9시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08포인트(2.77%) 하락한 1,861.47을 나타내 1,900선이 붕괴됐다.

국가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66.98bp(1bp=0.01%포인트)로 뛰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북한 요인도 있지만 중국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장은 증시 외에 북한의 포격도발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양상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여느 때와 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안에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국제유가 급락세가 겹치면서 대외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덮친 북한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로 움직이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소비·투자 등 경제 전반이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이번 도발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질 가능성은 작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한 매도세는 제한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도발이 다행히 '일회성'으로 끝나게 되면 파급력이 크지 않겠지만,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각종 대외 리스크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많은 상황에서 대북 리스크에 따른 불안감까지 커지면 투자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중국 불안·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 지속

북한 리스크 이전에 발생한 중국발 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일 3.42%(129.82포인트) 떨어진 3,664.29로 장을 마쳤다.

당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고 최근 3일간 거액의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당국의 시장철수설 등으로 중국 주식시장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이어 환율정책까지 동원했지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9월 인상설이 다소 약화하기는 했지만 연내 인상은 기정사실로 굳어진 마당이어서 한국 금융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 증시는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의 시장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급격하게 증가한 가계대출의 뇌관을 터뜨릴 우려도 있다.

중국과 미국 변수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 큰 변수로 작용하는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하락도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원유 수입국인 한국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석유화학제품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산업의 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정부, 합동점검대책반 구성…면밀 모니터링

정부는 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 사례를 들면서 북한 리스크가 단기적이이라면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및 중국발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합동점검대책반을 구성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경각심과 긴장감을 더 가져야 한다"과 관계 기관에 당부했다.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들도 별도의 대책 회의를 개최하는 등 시장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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