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경제살리기에 전력투구…통화절하·내수진작·자본유출방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세계 각국이 '중국발 쇼크' 이후 경제 회생을 위해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30일 국제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가뜩이나 경제 침체에 시달린 각국은 통화절하에 적극 나서는가 하면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거나 각종 내수진작 방안을 내놓고 있다.

신흥국들은 중국 우려 악재까지 만나자 환율제도 손질, 경기회생 대책 발표, 자본유출 방지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제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환율 제도를 손질했다.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관리변동환율제를 고수했지만 시장의 자율을 보장하는 변동환율제로 방향을 틀었다.

케림 마시모프 카자흐스탄 총리는 세계 경제환경 급변 속에 안정적인 성장과 물가안정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베트남도 지난 19일 동화의 가치를 1% 평가절하했다. 올해 들어 베트남은 3번이나 통화 가치를 절하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가 글로벌 환율 전쟁을 재점화하는 촉매가 된 셈이다.

최근 중국도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끌어내리며 타오르는 환율 전쟁에 다시 기름을 부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이후 5번이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슈로더의 조안나 키르클런드는 최근 상황을 "환율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고 한마디로 요약했다.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통화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유로와 엔은 강세를 보이면서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안화 절하 직전인 10일 이후 유로와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각각 3.23%, 3.10% 올랐다.

특히 일본 당국은 국제유가 하락에 더해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평가 절하로 일본의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세금 혜택으로 내수를 살려보려는 나라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최근 소비 진작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5%에서 3.5%로 내리는 내용 등을 담은 소비 활성화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도 경기 부양을 위해 1조 루피아화 이상을 투자하는 신생 기업에 5~15년 동안 최소 10%에서 최대 100%의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올해 2분기 인도네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작년 동기 대비)은 4.67%로 성장이 점점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와 유가·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일찌감치 위기 국면에 접어들자 올해 초 2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양책을 발표했다.

당시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한편 중소기업 파산을 막기 위한 대책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됐다.

신흥국들은 통화 가치 급락에 따른 자본 유출 방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내년부터 외국에서 태국인이 한 해 동안 자국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금액 한도를 500만 달러까지 늘려주기로 했다.

중국은 자본 유출을 막으려고 부동산 규제 완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제한 규제를 10년 만에 대폭 완화해주기로 했다.

외국인 부동산 구매자들이 은행 대출이나 외환 거래시 등록자본금을 모두 내야 한다는 규정을 삭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1년 미만 거주 외국인도 집을 몇 채씩 살 수 있도록 규정을 손질했다.

한국 역시 자금 유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금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럼에도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시장안정 조치를 능동적으로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ong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5/08/30 05:5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