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황무지 48년간 일군 대마리 주민들 마을잔치
송고시간2015-08-30 15:29
남북 긴장 완화 휴일…철원 최전방 주민들 48주년 입주 기념식
(철원=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마을 입주식은 물론 농사일까지 못할까 걱정했어요."
남북 긴장이 완화된 첫 주말 일요일인 30일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주민들은 마을 최대 행사인 제48주년 입주 기념식과 마을 한마당 잔치를 즐기며 휴일을 즐겼다.
1967년 정부가 식량 증산 목적으로 입주시킨 주민들은 6·25전쟁 이후 버려진 최전방의 황무지를 개간하면서 폭발 사고 등으로 많은 목숨을 잃어가며 오늘날의 문전옥답을 만들었다.
주민들은 이를 기려 매년 8월 30일 불발탄이 널려 있던 땅을 개척했던 입주민 1세대를 비롯해 후손들이 모여 마을 안 묘장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입주식과 마을 잔치를 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서 남북 간 긴장 수위가 고조되자 입주식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포격 도발이 이뤄진 경기 연천과 인접한 대마리 주민들은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했던 22일 오후 마을 지하대피소로 모여 긴장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21일부터 농민들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출입이 통제되면서 벼 수확에 차질이 생길까 한때 긴장하기도 했다.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한자리에 모인 주민들은 입주 기념식, 초등학생 훌라후프 돌리기, 어르신 낚시 게임, 농주 마시기, 비료포대 오래 들기, 2인3각 경기, 노래자랑 등을 하며 화합을 다졌다.
김진수 이장은 "대마리는 1967년 당시 내무부와 국방부가 국방력 강화, 대공 심리전, 식량 증산 목적으로 주민을 입주시켜 지금의 통일 전초기지로 만든 곳"이라며 "남북 긴장이 완화해 다행히 여느 해처럼 입주식과 마을 잔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철원은 28일부터 안보관광이 재재되면서 제2땅굴과 평화전망대 등 안보관광지를 돌아보려는 행락객도 다시 찾고 있다.
대마리 앞에 있는 경원선 최북단 역인 백마고지 역에는 이날 오전 11시 44분 디엠지 트레인(DMZ Train)을 타고 도착한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또 지난 주말 군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동송읍도 최전방 경계 태세가 하향 조정되면서 장병들이 외출·외박을 나오면서 활기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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