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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사후관리 방안 마련이 성공올림픽 '담보'

송고시간2015-09-0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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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올림픽 시설 중 4개 활용방안 미정…작년 이후 답보상태

지난 2월 강원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장에서 열린 평창 엠블럼 퍼포먼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월 강원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장에서 열린 평창 엠블럼 퍼포먼스(연합뉴스 자료사진)

(평창=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2년 4개월 남짓 남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강원도는 대회 성공개최 열기를 끌어올리고자 애쓰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과도하게 예산을 투입해 파산 위기에 몰린 인천아시안게임과 획기적인 비용절감을 이뤄낸 광주U대회를 거치면서 막대한 평창올림픽 준비 비용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자리 잡아서다.

여기에 각종 경기장 시설의 공정률은 진척됐지만, 아직 미흡한 사후활용 방안이 정부와 평창조직위, 강원도를 옥죄고 있다.

경기시설 12개 가운데 운영 주체가 결정된 곳은 8개 시설이다. 신설 경기장 7개 중에는 3곳뿐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평창조직위와 강원도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테스트이벤트를 무리 없이 치르려면 경기장 건설이 우선이라며 사후활용방안 마련은 아직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평창올림픽이 성공하려면 철저한 사후관리를 염두에 두고 경기장을 지어 대회 이후 스포츠와 문화·관광의 요람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 경기장 공정률 진척…테스트 이벤트 "문제없어"

2월 말 각각 9%, 10%였던 강릉 하키센터(아이스하키Ⅰ)와 관동 하키센터(아이스하키Ⅱ) 공정률은 현재 31.8%와 30.6%이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44.79%, 강릉 아이스아레나(피겨·쇼트트랙경기장) 27.6%, 정선 알파인경기장 27.4%,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9.1%이다. 강릉 컬링센터는 설계를 완료하고 공사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전 논란을 빚은 보광 스노보드 경기장은 슬로프 토목공사가 40%가량 진행해 전체 공정률은 7.65%이다.

강원도는 올 연말까지 경기장 공정률을 30∼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공정률이 진척을 보이면서 테스트 이벤트 차질 우려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평창올림픽의 시험 무대인 테스트 이벤트는 2016년 2월 남자 알파인 경기를 시작으로 2017년 3월까지 이어진다.

평창올림픽 D-3년…문화유산·콘텐츠 확충 주력
평창올림픽 D-3년…문화유산·콘텐츠 확충 주력

슬라이딩센터 조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평창조직위는 최근 경기장과 교통시설 건설 공사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계 교통망·진입도로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양양 간 동서·제2영동고속도로는 2016년, 원주∼강릉 철도는 2017년 개통이 목표이다.

경기장 진입도로 9개소 중 발주 중인 진부역 진입도로를 제외하고 모두 공사를 진행해 전체 공정률은 13.85%이다.

추가 사업으로 진행하는 선수촌∼경기장, 진부IC∼호명교, 강릉역∼경기장 등 7개 노선은 연말까지 설계를 마치고 본격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 4개 시설 관리주체 미정…사후활용 공감대 얻어야

올림픽 시설은 12개다. 7개를 신설하고 2개는 보완하며 3개는 보조시설이다.

이 가운데 8개 시설은 관리 주체 및 사후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대회 후 한국체육대학이 맡아 운영한다. 대학은 소속 선수 및 국내외 선수 훈련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관동대 내 하키센터와 영동대 내 아이스아레나는 교육 및 시민 체육시설로 활용하며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수영장 등 시민 체육시설 및 아웃렛 운영으로 활용한다.

개·폐회식장은 4만석 중 1만5천석만 남긴 채 철거하고서 올림픽 역사 기념관으로 활용하고, 보광 스노보드경기장은 기존 스키장과 연계한다.

그러나 정선 알파인경기장,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하키센터 주·보조 경기장 등 4개 시설은 구체적인 사후관리 주체를 정하지 못했다.

알파인 경기장은 국·내외 선수 훈련장, 자연체험형 레저시설 활용 등을 놓고 정선군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강릉 하키센터는 국내외 동계훈련장 및 대회 활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활용 방안이 없으면 철거한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빙상종목 국가대표 훈련시설로 이용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후활용을 위해 역시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마땅한 관리방안이 없으면 철거도 고려하고 있다.

한 때 관객들이 경기에 베팅할 수 있는 프로 경주 '아이스더비' 경기장 추진을 검토했으나 사행산업 유치는 안 된다는 주민반발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평창조직위와 강원도는 주요 시설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 공감대를 얻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지난달 44명으로 구성한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시설 사후활용 자문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 6월 곽영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신설경기장 진척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6월 곽영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신설경기장 진척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 '알뜰 솔트레이크'·'실패 나가노'…평창, 거품 빼야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중 1994년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 2002년 미국의 솔트레이크시티가 대회 후에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성공올림픽으로 손꼽힌다.

솔트레이크시티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낭비 요소를 줄였다. 11개 경기장 중 신축 시설은 3개에 불과했다.

올림픽과 함께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 본부를 유치하고 스포츠의학 특화 병원도 만들어 미국 동계스포츠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흑자올림픽으로 기록된 릴레함메르도 주목할 사례다.

인구 2만7천명에 불과하지만, 환경보호를 위해 철저한 재활용 전략을 택했다.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불가피한 경우 임시 건물을 설치해 숙소로 활용하고서 건설비용 및 대회 후 관리비용을 최소화했다.

실제 음악학교인 토네하임 대학은 숙박시설로 사용됐고, 학교 주변에 컨테이너 등 많은 임시숙소를 마련했다.

불가피하게 지은 숙소는 대부분 개인에게 매각했고, 임시 건물은 다른 지역으로 옮겨져 재활용됐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성공한 올림픽을 만들어낸 것이다.

반면 1998년 일본 나가노올림픽은 최악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

환경올림픽을 표방했으나 경기장 시설을 신축하는 데 막대한 돈을 들였다.

개·폐회식장과 스키점프, 크로스컨트리 경기시설을 새로 지었고, 실내 경기장 5개 중 4개를 새로 건축했다.

대회준비 기간 5년간 고속전철과 도로,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 나가노는 대회 후 110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는 대회 후 시설 수요가 지역 주민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활용방안을 사전에 깊이 고민하지 않은 탓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들인 시설이 지역주민 이용 외에 수익창출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해 수익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현재 과도한 예산투자 논란의 중심에 있다. 예산을 최소화시키면서 내실 있는 대회를 준비하고, 대회 후 활용방안에 대해 철저하게 연구해야 한다.

대회준비 비용의 증액 억제, 고정시설 투자의 최소화, 사후시설 활용도 제고, 관광객 유입 극대화가 평창의 성공 조건이다.

김지영 강원도 동계올림픽본부장은 "각종 우려에 얽매여 더는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되는 만큼 올림픽을 유치했던 열정을 모아 테스트 이벤트 등 대회 성공개최는 물론 문화·관광·경제올림픽에 초점을 맞춰 착실히 준비하겠다"며 "특히 효율적이고 구체적인 사후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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