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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난민위기에 유럽 분열 심화…동서갈등 고조(종합)

송고시간2015-09-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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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프 "동유럽도 책임 나눠져라" 압박…동유럽 "수용불가" 반격

영상 기사 EU, 난민사태 긴급대책 논의…14일 내무ㆍ법무장관 회의
EU, 난민사태 긴급대책 논의…14일 내무ㆍ법무장관 회의

[앵커] 유럽연합이 오는 14일 긴급 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는데요. 박가영 아나운서, 이번 회의가 소집되는 이유가 있다고요? [아나운서] 네. 바로 유럽에서 난민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주에는 냉동트럭에서 시리아 난민 시신 70여구가 발견되기도 했었죠. 이번 장관회의에서 난민 문제 해결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에서 박성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유럽연합 EU는 14일 브뤼셀에서 난민 문제 대책 마련을 위한 EU 회원국 내무·법무장관 특별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내무장관이 최근 급증하는 난민 유입사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힌 뒤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것입니다. <요하임 가우크 / 독일 대통령> "유럽이 난민문제를 EU 차원에서 보다 강력히 공동 대처하기를 희망합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내무장관은 난민의 주요 도착지인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난민 접수센터를 설립해 난민 등록과 분류 작업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의했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으로부터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오려는 난민이 계속 증가하면서 해상 난민 참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리비아 근해에서 난민 선박이 전복돼 2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지중해 상에서 숨진 난민은 2천500명을 넘었습니다. 최근에는 헝가리 등 육로를 이용해 서유럽으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오스트리아 고속도로 냉동 트럭에서는 시리아 난민 시신 70여 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EU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의 난민 수용 부담을 덜도록 EU 회원국이 골고루 나누어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헝가리 등 일부 국가가 난민 수용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연합뉴스 박성진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초유의 난민위기 대응책을 놓고 유럽의 분열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오는 14일 유럽연합(EU) 차원의 긴급 내무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하는데는 합의했지만 동-서로 갈리는 확연한 입장 차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EU 회원국은 31일(현지시간) 난민사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상대방을 비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각국이 난민 책임을 나눠져야 한다면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를 겨냥해 "무슬림을 못 받겠다고 하는 건 좋지 않다"며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2016년 초까지 칼레항에 난민 캠프를 세우겠다고 발표하면서 "너무 많은 나라들이 자신의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 이는 유럽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고 우리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칼레항은 영불해협을 건너려는 난민들의 임시 집합소다. 발스 총리의 발언 역시 동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것이다.

국제이주기구(IOM)도 헝가리 비난에 동참했다. 윌리엄 레이시 스윙 IOM 사무총장은 AP 인터뷰에서 "헝가리처럼 난민을 막으면 난민을 밀수꾼 손에 넘겨주는 것"이라며 "그러면 난민이 트럭과 밴에 숨어타고 목숨을 잃는다"라고 말했다.

헝가리와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 등 동유럽 국가는 독일과 프랑스의 주장에 격렬하게 반발했다.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우리는 (책임을 나눠지는) 그런 시스템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난민 대부분은 경제적 이유로 넘어오기 때문에 본국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헝가리 당국자들은 "칼레항에 장벽을 쌓고 있는 프랑스가 (다른 나라의) 장벽을 비난하다니 이상하고 야비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헝가리는 최근 난민유입이 급증하자 국경지역에 175㎞ 길이의 레이저 철조망을 치고 있다.

FT는 난민 부담을 나눠지는 문제로 유럽에서 동서갈등이 발생했다면서 유럽의 불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 난민 위기가 발생하면서 솅겐조약으로 역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EU의 근본원칙이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솅겐조약에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EU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이 가입돼 있다. 이 솅겐조약 덕분에 국경제한 없는 노동력 이동이 가능해져 유럽의 경제발전을 촉진했다.

그러나 난민사태로 나라마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면서 솅겐조약이 무색해지는 실정이다. 영국과 유럽 극우세력은 솅겐조약으로 난민이 몰려들었다고 공격하는 형편이다.

한편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날 고속도로 갓길의 냉동트럭에서 난민 70여명이 사망한 참사를 계기로 난민대책의 실패를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 2만 명은 '난민 환영', '유럽이 공동묘지가 돼선 안된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사랑과 연대를 주제로 한 노래를 부르며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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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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