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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FTA 체결후 자동차 수출보다 수입 더 늘었다

송고시간2015-09-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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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車수입 2.5배↑…올해 10억달러 넘어설듯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한 후 자동차는 수출보다 오히려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이득공유제'를 들고 나오자 자동차 업계가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무역이득공유제는 FTA로 혜택을 받는 기업들의 이익 일부를 농수산업 등 피해를 보는 다른 산업에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 법안은 2012년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발의했고 해수위를 통과했지만 타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 수혜액 추산과 수혜대상 기업 확정의 어려움 등의 반론이 거세 장기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FTA 체결에 따른 산업계 무역이익을 산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농해수위 의원 일부는 한·중 FTA 비준을 앞두고 정부와 완성차 업계 등 산업계에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압박한다는 기류다.

그러나 FTA의 대표적 수혜산업으로 알려진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실상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는 입장이다. "FTA로 인한 혜택은 거의 없다"는 하소연이다.

자동차 업계는 "주요지역과 FTA를 체결할 때마다 자동차 업계가 수혜 업종인 것처럼 전해졌지만 그간의 FTA 효과를 분석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미 FTA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미 FTA 협정 발효에 따라 2012년 3월 국내로 수입되는 미국산 자동차의 관세율은 당초 8%에서 4%로 즉시 낮아졌다.

FTA 발효에 따른 관세율 인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일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에서 들여오던 자동차 수입선을 미국으로 교체하고 미국업체 차량 수입도 늘어나면서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1년 3억8천만달러 수준이었던 미국산 자동차 수입액은 지난해 9억7천여만달러로 3년 새 2.5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산 수입액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미국산 자동차 수입액은 7억1천만달러를 넘어 올해 연말까지 사상 첫 10억달러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도 90억달러 수준에서 150억달러로 60억달러 이상 늘었다. 하지만 한미 FTA 발효 당시 2.5%였던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관세율은 여전히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증가한 것은 FTA 효과가 아니라 한국산 자동차의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이 향상된 결과인 셈이다.

한·미 FTA에 따른 자동차 수출입 관세는 내년 1월 완전 철폐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산 수입차 관세율은 현재 4%에서 0%로, 한국산 수출차 관세율은 현재 2.5%에서 0%로 낮아진다.

미국산 수입차의 경우 관세 인하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한국 내 생산시설이 없기 때문에 관세 추가 인하에 따른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산 수출차의 경우 관세 인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미국 내 현지 생산체계가 완성돼 있어 수출 관세율 인하에 따른 수혜 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유럽연합(EU) FTA 역시 국산 자동차 수출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 반면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산 자동차 수입에는 날개를 달아줬다.

한·EU FTA 발효에 따라 2011년 7월 1500cc 초과 차량에 부과되던 EU산 수입차 관세율은 8%에서 5.6%로 인하됐고 이후 순차적으로 낮아져 지난해 7월 0%가 됐고 같은 기간 한국산 자동차 수출 관세율도 10%에서 0%로 낮아졌다.

관세율만 보면 한국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U 내 최대 시장인 독일을 놓고 보면 독일산 차량의 수입액은 한·EU FTA 발효 전이던 2010년 18억5천여만달러에서 지난해 51억4천여만달러로 33억달러 급증했다.

반면 국산차의 독일 수출액은 2010년 5억4천여만달러에서 지난해 14억1천만달러로 8억7천여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2010년 13억달러였던 독일 자동차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작년 37억3천여만달러로 4년 새 3배가량 늘었다.

미국과 EU를 제외한 여타 국가 및 지역과 체결한 FTA를 통해서도 자동차 산업은 수혜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아세안 FTA와 한·인도 FTA의 경우 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 관세는 즉시 철폐 또는 단계 철폐인 반면 상대국은 대부분 고관세를 유지하고 있어 수출 증대 효과가 낮다.

한·베트남 FTA를 통해서는 우리나라가 베트남에 전혀 수출하지 않는 3천cc 사륜구동 차량과 10~20t 화물차 등 2개 품목에 대해서만 시장이 개방됐지만 EU-베트남 FTA를 통해서 베트남은 최대 10년 내 모든 EU산 차량에 대해 수입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베트남 시장을 열었지만 상대적으로 개방 정도가 낮아 EU보다 더 불리한 결과만 낳은 셈이다.

더욱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이 이뤄지면 국산차 수출 실적이 거의 없는 일본에게 한국 자동차 시장을 일방적으로 개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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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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