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 담화…박 대통령 방중 앞둔 경고 메시지"
송고시간2015-09-02 11:24
전문가들 "박 대통령에게 신중 발언 촉구하기 위한 것""8·25 합의 깨기 아니다…남북관계 영향 제한적일 듯"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이상현 기자 = 북한 전문가들은 2일 북한이 남한 당국에 대해 관계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던진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북한의 남한에 대한 갑작스러운 불만 표출이 박 대통령의 방중 기간 신중한 발언을 촉구하는 동시에 한중관계의 급진전에 날카로워진 신경을 표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의 개선 분위기에 저촉되는 언행을 삼가하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방중시 통일 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가라고 경고하는 동시에 8·25 남북 합의의 장애물을 만들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옆에 선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 옆에 김정은이 서있는 모습을 봤을 때 우리가 받을 충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열병식이 열리는 내일, 북한은 한층 더 격앙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한이 공동보도문의 '유감'을 '사과'로 해석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북한의 반발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앞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을 "남조선 당국이 만든 근거 없는 사건"이라고 지칭한 것의 연장선상이라는 얘기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황병서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자신들의 원칙적 입장을 한번 더 천명한 것"이라면서 "대내적으로도 위신 실추에 대한 대응의 의미도 있다"는 해석을 달았다.
김영수 교수는 "국방위원회는 나라를 지키는 부서이므로 이런 얘기를 안하면 숙청당한다"면서 "남한에 너무 샴페인을 터트리지 말라는 경고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담화가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장용석 연구원은 "8·25 합의를 깨기 위한 수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대북전단 살포 중단과 같이 정책적 중단을 촉구하는 의미로 보인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영수 교수는 "이번 담화와는 관계없이 북한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오는 10월 10일에 앞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8·25 합의는 휴짓조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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