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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환보유액 '종이호랑이'…외화부족에 미국채 매도한 듯

송고시간2015-09-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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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도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외환 자금 유동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일 보도했다.

중국 국가 외환관리국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외환 보유액은 3조6천513억 달러이며 인민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은 26조3천69억 위안으로 최근 환율로 환산하면 4조 1400억 달러다.

일본 T&D 자산운용의 카미야 다카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과 외화자산 사이에 약 5000억 달러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 것은 위안화가 강세에서 약세로 돌아서면서 큰 평가 손실을 낸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6월말 3조9천932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7월말 현재의 외환보유액은 정점보다 약 9% 감소한 수준이다. 대외 순자산은 지난해 6월말 1조4천38억 달러로 30%나 감소했다.

중국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2천147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는데도 중국의 대외 순자산은 감소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와 관련해 다양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샤 리서치의 무샤 료지 대표는 ▲자본 도피의 급증 ▲대외 자산에서 큰 손실 발생 ▲ 통계 자체의 신뢰성 부족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와 관련해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8월 25일 금리 인하와 지급 준비율 인하를 단행하면서 "외화 매입 전용 자금의 감소, 최근의 위안화 하락과 자본 유출"을 배경으로 거론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외환 매입 전용 자금이 감소한 것은 자금의 해외 유출에 따른 외화 수요가 발생한 때문으로 보인다. 외화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매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설은 지난 26일 '채권왕' 빌 그로스가 지난 26일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2주동안 약 1천억 달러의 미국 채권을 팔았다"는 말이 나돌았다.

미국 연준(FED)이 매주 발표하는 대차대조표만을 보면 소문의 사실 여부가 확실하게 가려지지는 않고 있다. 26일 현재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평균 보유 잔액은 별다른 변동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에 대해 벨기에와 스위스가 보유한 미국 국채 잔액이 감소한데서 그 이유를 짚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유럽 증권결제기관인 유로클리어 등에 맡기고 있던 미국 국채를 처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1위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으면서도 국채를 매각하게 된 배경에도 의혹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무샤 리서치의 무샤 대표는 이에 대해 "중국 문제의 본질은 외화자금 유동성에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잔액은 외환보유액 잔액이 피크였던 지난해 6월말 현재 1조8천200억 달로로 외환보유액의 약 45%에 그쳤다. 유로클리어 보관분을 합하면 이보다 많겠지만 여전히 외환보유액의 절반은 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의 외환 보유액 가운데 운용처가 불분명한 금액이 적게 봐도 1조 달러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국부펀드 등으로 중국이 보유한 외화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실크로드 기금(SRF)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도 출자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10년간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 자원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면서 개발과 채굴 비용이 높은 이들 사업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사업성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투자금의 상당부분이 묶여있어 회수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가정한다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이나 인민은행의 외화자산도 "부풀려진 종이 호랑이"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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