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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규칙 잘지켜 문제"…사람 때문에 난관에 빠진 구글 무인차

송고시간2015-09-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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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이 역설적이게도 '사람'이 모는 자동차 때문에 안전 문제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너무 규칙 잘지켜 문제"…사람 때문에 난관에 빠진 구글 무인차 - 2

지난달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은 횡단보도에 가까워지자 보행자가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속도를 낮췄고, '안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했다.

보행자는 안전하게 길을 건넜지만, 구글의 차는 그렇지 못했다. 뒤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세단이 들이받은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운전자가 타고 있지 않았다면 자율운행 차량은 브레이크를 덜 세게 밟아 횡단보도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을 것이고, 뒤차가 멈출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구글은 밝혔다.

구글의 자율 주행 시험 차량은 교통 법규를 그대로 따르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

2009년 시험 중이던 차는 다른 차량이 완전히 멈춰 서서 지나가게 해 줄 때까지 기다리게 돼 있는 센서 때문에 교차로를 통과하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조금씩 계속 움직이는 차량이 구글의 로봇 차량을 마비시킨 것이다.

이는 구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과서대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맞닥뜨리게 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이 분야 연구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UC샌디에이고 디자인랩의 책임자인 도널드 노먼은 "진짜 문제는 자율주행 차가 너무 안전하다는 것"이라며 "문화에 따라 적당히 공격적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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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리콘밸리의 구글 본사 인근 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한 톰 서플은 "자율주행 차는 항상 법을 따른다"며 "그것은 다른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들이 '저 차 왜 저래?'라고 할 수 있는 지점에서도 그렇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글 차량은 2009년 이후 지난달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사고를 포함해 모두 16차례 사고가 있었지만 대부분 가벼운 것이었고, 대부분 사람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현재로서는 일부 차량이 자동주행 속도 유지 장치나 자동 브레이크를 통해 운전자에게 주의를 주거나 운전자를 대신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인간과 기술의 조합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2012년 보험 업계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면 알람을 울리거나 핸들 진동으로 경고해 주는 시스템을 갖춘 차량이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오히려 사고율이 약간 높았다는 결과가 나와 연구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네이션와이드 보험의 안전 전문가인 빌 윈저는 알람 소리에 짜증이 난 운전자가 시스템을 아예 꺼버리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차선을 바꾸려던 것인데, 미리 신호를 주지 않으면 차는 알람을 울려대면서 실제 운전자의 행동과 그 행동을 잘못 해석하는 차 사이에 혼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NYT는 또 자사 기자들이 구글의 차가 주거 지역에서 잘못 주차된 차를 피하려고 방향을 갑자기 급히 바꾸거나, 정지 신호 앞에서 다른 차들이 안전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접근할 때 충돌을 피하려고 방향을 트는 등의 실수를 목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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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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