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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열병식> 항일전쟁 승리 첫 주제…대내용 아닌 대외용

송고시간2015-09-0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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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국 건국 이후 항일전쟁 주제 열병식은 처음대내용 벗어나 외국 지도자 대거 초청한 대외용

영상 기사 중국 오늘 역대 최대 규모 열병식…"위대한 승리"
중국 오늘 역대 최대 규모 열병식…"위대한 승리"

[앵커] 오늘 중국의 톈안먼 광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이 열립니다.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대륙의 힘'을 국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정치·군사 이벤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열병식은 우리 시간으로 오전 11시 시작됩니다. 베이징에서 홍제성 특파원입니다. [기자] 어제 오후부터 베이징 도심은 '위수지역'과 다를 바 없습니다. 열병식이 열리는 톈안먼광장 일대에선 교통관제와 주요 건물 출입금지 조치가 시행됐고 광장을 관통하는 지하철 운행도 중단됐습니다. 광장에서 1㎞가량 떨어져 있는 왕푸징 등의 쇼핑가도 잠정 폐쇄됐습니다. 시민들의 왕래가 끊긴 자리는 무장경찰을 비롯해 공안과 자원봉사자 등 경계에 동원된 사람들이 메웠습니다. 열병식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관영 중앙TV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열병부대의 최종 훈련 장면을 시시각각 생방송으로 내보냈고 항일전쟁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방영했습니다. 대형빌딩과 육교, 옥외 스크린 등 시내 구석구석에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대회' '위대한 승리' 등이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습니다. 열병식은 베이징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 한국시간으로 11시에 막이 오릅니다.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가 각국 정상과 외빈들을 영접한 뒤 톈안먼 성루에 올라 자리를 잡으면 70발의 예포 발사를 시작으로 국기 게양과 시진핑 주석의 기념사, 열병식이 이어집니다. 열병식은 진입과 행진, 열병, 분열, 해산 등 5단계로 약 7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시진핑 주석의 기념사 발표시간까지 감안하면 전체 행사는 1시간 반 정도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 홍제성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이번 전승절 열병식은 의미나 내용 면에서 예전과는 크게 다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주도로 중국의 '굴기'(굴<山+屈>起·우뚝 일어섬)를 알린 이번 열병식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15번째지만 항일전쟁 승리를 주제로 한 최초의 열병식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이번 열병식은 신중국 성립이 주제인 국경절(10월 1일) 열병식과는 달리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로 지정된 9월 3일 실시된다는 점에서 이전의 열병식과 성격을 달리한다.

중국은 1949년 10월 1일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첫 열병식을 갖고 인민해방군을 선보인 후 1959년까지 매년 한차례 열병식 행사를 치렀다.

이후 24년간 열병식을 치르지 않다가 1984년, 1999년, 2009년에 각각 국경 35주년, 50주년, 60주년 열병식 행사를 가졌다. 이전까지는 주로 대내적인 행사에 머물렀던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은 과거와는 달리 외국 지도자들을 대거 초청해 대외적인 목적이 있음을 내비쳤다. 2009년 열병식 때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후진타오 당시 주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열을 받았던 것과는 다른 점이다.

이날 열병식에서 주된 관심 대상은 시 주석과 함께 열병식을 지켜본 외국 지도자들이다.

이날 열병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40여개국의 정상급 지도자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10명의 국제기구 수장 등 60명 가량의 외빈들이 참석한다.

중국은 또 항일전쟁 승리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목적에 맞춰 열병식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했다.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열병식 시작을 알린 톈안먼광장의 국기게양식에서 국기 호위대는 인민영웅기념비에서 출발해 국기게양대까지 정확하게 121걸음을 내디디며 이동한다.

2009년 60주년 국경절 열병식에서는 국기 호위대가 169걸음을 내디뎠다. 169보는 1840년 아편전쟁에서 2009년까지 햇수를 의미하며 121보는 1894년 갑오전쟁에서 2015년까지 121년간 중국 인민이 외세의 침략에 저항해왔다는 점을 상징한다.

또 60주년 열병식 때에는 56개 민족을 의미하는 56문의 예포가 60발을 발사했지만 이번에는 56문의 예포가 모두 항일승전 7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70발을 발사한다.

헬리콥터 편대도 70이란 숫자를 그리며 베이징 상공을 비행한다.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화남유격대 등 10개 항일 영웅부대가 총 70개의 깃발을 선보이며 행진을 벌인 것도 승전 70주년의 상징을 위해 깔아놓은 복선이다.

행진을 펼친 11개 보병부대 방진 가운데 선두에 선 3군 연합의장대에는 여군 의장대원 51명도 처음으로 참가한다.

영웅모범 부대 방진(네모꼴 형태의 진형)이 구성되는 것, 작전시스템 편대와 장비부대 방진이 구성되는 것, 현역 장성들 50여명으로 구성된 장군부대가 등장하는 것도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국공(國共·국민당과 공산당) 양당의 노병이 포함된 2개의 항전노병 대오를 호위하기 위해 동원된 45대의 무장경찰 오토바이도 이채로울 전망이다.

열병식에 걸리는 시간도 승전 70주년의 의미를 살려 70분으로 맞췄다. 열병식후 군중과 함께 하는 시가행진이 없다는 점도 예전과는 다른 점이다.

이와 함께 이번 열병식에 외국군대 대표단이 처음 참가하고 자국이 개발한 첨단 최신무기를 과시하는 점은 중국의 그간 '도광양회'(韜光養晦·칼집에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힘을 기르며 기다린다) 대외정책 기조가 깨졌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중국은 이번에 열병식 사상 최대규모인 약 200대의 군용기를 선보인다. 젠(殲)-10, 젠-10A, 젠-11, 젠-15 등 전투기와 쿵징(空警)-200 공중조기경보기와 함께 폭격기, 함재기, 해상초계기, 공중급유기 등이 비행에 나선다.

이번 열병식에 외국 군대를 대규모로 초청한 것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러시아 등 11개국이 70여 명의 병력을, 6개국은 군 대표단을 직접 파견했다. 한국 등 14개국은 군대는 보내지 않지만 군 참관단을 파견해 중국군의 열병식을 지켜본다.

이밖에도 여군 군악대를 포함해 2천4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군악대가 항일전쟁 시기의 노래 30여 곡을 연주하는 모습도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열병식은 한국에도 의미가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톈안먼 성루에서 중국 지도부 및 각국 수반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열병식을 지켜봄으로써 한국의 국가원수가 처음 참석한 중국 열병식이라는 기록을 쓴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불참한 채 박 대통령이 60명의 외국지도자 가운데 최고의 예우를 받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김일성 북한 주석이 참석했던 1954년과 1959년 중국 국경절 열병식 때에는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오른편에 김일성 주석이 위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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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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