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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열병식> 경제굴기 이어 군사굴기 '칼' 빼든 시진핑(종합)

송고시간2015-09-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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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국제질서 새판짜기', 미중 패권경쟁 전방위 확대주변국 우려 의식 "해방군 병력 30만 감축",신밀월 중러, 긴밀한 한중관계 과시

영상 기사 시진핑 "인민해방군 30만명 감축하겠다"
시진핑 "인민해방군 30만명 감축하겠다"

시진핑 "인민해방군 30만명 감축하겠다"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병력 30만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열병식 기념사를 통해서인데요,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성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대륙의 중심 베이징의 톈안먼 성루에 오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을 통해 감군 계획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시 주석은 "인민해방군 병력 30만명을 감축하겠다"며 "인민해방군은 조국의 안보와 인민을 보장하는 동시에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신성한 사명을 띠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영원히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고 확장을 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겪은 전쟁의 비극을 다른 민족에게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에 대한 미국과 아시아 주변국의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입니다. 시 주석은 전쟁은 거울과 같아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며 현시대의 흐름은 평화와 발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세계는 평화롭지 않고 전쟁의 다모클레스의 칼은 인류의 머리에 드리워져 있다며 결연히 평화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시 주석이 인용한 다모클레스의 칼은 한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을 의미하며 절박한 위험을 상징합니다. 시 주석은 '처음은 누구나 노력하지만,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는 의미의 '미불유초 선극유종'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대를 이어가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성승환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의 개혁개방 전도사 덩샤오핑(鄧小平)은 1980년대 후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차기 지도자들에게 28자로 압축된 다음과 같은 외교책략을 전수했다.

'냉정관찰(冷靜觀察·냉정한 관찰), 광주여각(洸住黎脚·최전선을 튼튼히 함), 침착응부(沈着應付·침착한 부응), 선우수졸(善于守拙·우직한 행동), 절부당두(絶不當頭·절대 우두머리가 되지 않음),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할 일을 적극적으로 함)'

흔히 '도광양회·유소작위'로 불리는 이 외교책략은 당시 요동쳤던 국제정세 속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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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일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의 대열병식은 30년을 이어온 그같은 대외전략이 사실상 종말을 맞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각종 전략 미사일과 원거리 전폭기 등 신형무기를 대거 선보이며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의 '글로벌 파워'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했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부터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의 국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전방위 '대국 외교' 행보를 펼쳐 왔다.

2013년 발표된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이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남중국해 대규모 인공섬 건설 등은 '도광양회' 노선에 비춰보면 생각하기 어려운 강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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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렇게 대외전략 노선의 키를 돌린 이유를 상당수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전략적 포부인 '국제질서 새판짜기'에서 찾는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 신형대국관계, 신형군사관계 구축으로 압축된다.

신형대국관계란 시 주석이 2013년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안한 개념으로 충돌하지 말고, 상호이익을 존중하며, 공영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두 정상 모두 이 개념에 동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강조하며 주변 영토와 해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제약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자신들의 '아시아 주도권'을 인정해야 한다는데 중점을 둔다.

중국의 열병식이 미국과의 군사적 패권 경쟁을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31A'는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고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둥펑-21D'(DF-21D), '둥펑-26'(DF-26)은 남중국해 및 괌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들이다.

미국을 견제하며 일본, 필리핀 등의 대중(對中)포위망 구축 시도에 반격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영상 기사 中 사상 최대 규모 열병식…'군사굴기'
中 사상 최대 규모 열병식…'군사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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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준비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국제경제질서 새판짜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보면 또 하나의 대국(對局)에 포석을 둔 셈이다.

중국은 지난 5월 기존의 방어 중심 군사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작전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우주전략군' 운용 등을 시사하는 새로운 국방전략도 발표했다.

시 주석은 이날 기념사에서 "중국은 패권주의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민해방군 병력 30만 명을 감축하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중국은 이번에 신형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지만 '둥펑-31B'와 '둥펑-41', 젠(殲)-20과 젠-31 등 최신예 전략 무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중국의 '군사굴기'를 우려하는 주변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겼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시 주석의 30만 병력 감축 선언은 '강군 건설을 위해 규모를 줄이고 정예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천명한 것이란 상반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군사적 굴기는 결국 동북아 지역의 군비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집단자위권 확대 등을 통해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도에 역대 최고 규모의 예산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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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열병식은 '미일 vs 중러' 간 대결 구도를 더욱 선명하게 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나란히 올라 밀착관계를 과시하며 양국 관계의 격상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중국의 참석 요청을 거부하며 열병식 목적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아울러 이번 열병식은 가까워진 한중 관계와 소원해진 북중 관계를 대내외적으로 확인해주는 계기도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이어 시 주석과 2번째로 가까운 자리에서 열병식을 지켜보며 예우를 받았지만,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오른쪽 끝자리에 배치돼 '푸대접'을 받았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번 열병식은 내부 정치적 목적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이래 전방위적인 반부패 캠페인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등을 통해 정치, 군사적 장악력을 높여온 시 주석이 이번 열병식에서 1인 권력 체제를 더욱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던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리펑(李鵬) 전 총리 등이 대거 참석한 만큼, 시 주석의 각종 개혁 드라이브가 원로들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측통은 시 주석이 이례적인 열병식을 열게 된 배경에는 점점 반발력이 커지는 사회, 정치(공산당 개혁), 경제 개혁에 대한 동력과 지지를 얻기 위한 목적이 깔렸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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