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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긍정 평가…일본 끌어안기

송고시간2015-09-03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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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관계개선에 주목…일각선 여전히 '열병식'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중국 베이징에서 2일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미국 정부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기본적으로 역내 국가들 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권장하는 정책적 기조이기도 하지만, 한국과 중국이 일본과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을 고리로 한 한·중 간의 '밀착' 흐름이 일본과 의도적인 대립 국면을 형성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상당부분 씻어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우리는 역내 국가들의 좋은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촉진한다고 믿는다"며 "이는 양국의 이해는 물론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역내 국가들의 좋은 관계'를 언급한 것은 한·중 관계 일반을 거론한 일반론적 수사를 넘어 한·중·일 '3자'의 관계 정상화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긍정 평가…일본 끌어안기 - 2

미국이 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특히 군사적 행사인 '열병식' 참석을 우려했던 것도 바로 대일 관계에 대한 외교적 함의 때문이었다는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중국이 전승기념 행사와 열병식을 고리로 한국을 끌어들여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를 노골화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한·중 정상이 일본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긍정적인 결과로 느낄만한 대목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 당국자들이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는 놀라워하더라"라고 전했다.

미국의 '일본 껴안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내놓은 성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일 관계를 "화해의 힘을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오늘날 우리의 공통된 이해와 능력,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십년간 계속 깊어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4월 방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중국이 3일 대대적인 열병식을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언급은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하는 현 오바마 행정부의 동북아 전략의 핵심을 읽게 해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긍정 평가…일본 끌어안기 - 3

워싱턴 싱크탱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들이 잔존하고 있다. 의회와 학계를 중심으로 퍼져있는 이른바 '중국 경사론'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재단의 온라인 저널인 '데일리 시그널'에 올린 글에서 "박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좋은 생각이지만 열병식 참석은 그렇지 않다"며 "중국은 가장 마지막으로 한국을 침공했고 한반도의 분단에 책임이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한국은 중국의 과도한 '일본 때리기'에 동의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박 대통령의 방중은 한국이 경제적 의존도와 역사적 경험의 측면에서 일본보다 중국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는 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 핵문제를 놓고 한·중 양국 정상이 한반도에서의 긴장고조 행위에 반대하고 '의미있는'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의미있는' 6자회담 재개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온 '진정성있고 신뢰할 수 있는' 6자회담 재개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중국이 어떤 내용과 수위로 이 같은 재개 프로세스에 동의했는지는 미지수이지만, 북한이 먼저 비핵화의 의지를 가시적 행동으로 보여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5자 간의 '컨센서스'가 구축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국무부는 이날 "북한은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들을 통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한다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조건으로 대화에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그같은 공감대를 이뤄내도록 역내 동맹과 우방들과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외교소식통은 "여전히 공이 북한의 코트에 넘어가 있다는 게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의미있는 6자회담 재개는 미국의 대북 정책코드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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