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열병식> 승전 70주년·121년 저항·56개 민족…숫자 상징들
송고시간2015-09-03 12:07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다양한 '숫자 상징'들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숫자에 다양한 의미와 기원을 담아왔으며, 이번 열병식에서도 순서 하나하나마다 치밀한 의미를 담은 숫자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두드러진 숫자는 역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뜻하는 '70'이었다.
헬리콥터 편대는 아라비아 숫자 '70' 모양으로 대열을 맞춰 열병식장 상공을 비행했고 열병식 소요시간도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70분가량으로 맞춰졌다.
열병식에 참가하는 중국군 중 항일전쟁에서 공울 세운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화남유격대 등 10개 항일부대도 총 70개의 깃발을 선보였다.
중국이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을 합친 전체 56개 민족으로 구성됐음을 뜻하는 '56'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개막과 함께 56개 민족의 화합을 상징하는 56문의 대포가 승전 70주년에 맞춰 70발의 예포를 발사했다.
또 하나 눈에 띈 숫자는 '갑오전쟁'(청일전쟁)이 발발한 1894년부터 올해까지 121년이 지났음을 의미하는 '121'이다.
이날 국기게양을 맡은 호위부대는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인민영웅기념비에서 게양대까지 이동하면서 121보를 걸었다.
이는 2차대전 시기 극에 달했던 일제의 만행이 청일전쟁 때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그 후 121년간 중국 인민이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고 난관을 극복해왔음을 강조한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 121년 전 청일전쟁 패배로 일본에 넘겨줬던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부분이다.
국기게양식에 참가하는 기수대원이 200명이라는 점도 의미깊었다. 200이라는 숫자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제시한 '양대 100년'의 목표(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 조화로운 현대 사회주의 국가 건설)를 뜻한다.
이밖에 예포 56문 중 28문이 동시에 포를 발사한 장면은 1921년 공산당 창당 이후 1949년 신중국 건국까지 28년이 걸렸음을 반영했다.
또 국공(國共·국민당과 공산당) 양당 노병이 포함된 2개의 항일전쟁 노병 대오를 호위한 45대의 무장경찰 오토바이는 2차대전이 끝난 1945년과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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