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유럽 언론 "中 열병식은 군사력 과시 목적…고립 노출"(종합)

송고시간2015-09-03 22:49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르몽드 "박 대통령 참석이 시진핑의 유일한 외교적 성과"

(런던·베를린·파리=연합뉴스) 황정우 고형규 박성진 특파원 = 유럽 주요 언론은 3일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중국 열병식 행사를 국제사회에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은 중국이 일본과 이웃국들과 영토 분쟁을 겪는 가운데 주변국들이 긴장 속에서 점차 커지는 중국의 군사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열병식은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BBC 방송은 중국이 세계 평화에 대한 기여가 이런 이례적인 군사력 과시에 의해 정말로 잘 드러날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방송은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알렉산더 닐을 인용해 열병식은 현대화된 군사력을 가지려는 중국의 투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결코 헤게모니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진핑 주석의 약속이 이날 열병식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웃국들을 안심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하버드대 로더릭 맥파쿠하르 교수를 인용해 열병식은 미국을 중국과 이웃국들 간 분쟁에 끌어들이는 위험을 피하면서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시드니대학 중국연구센터 케리 브라운 교수를 인용, 열병식은 중국이 다시는 희생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주변국에게 누가 이 지역을 이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중국의 무력시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열병식이 제2차 세계대전 (독일, 이탈리아, 일본) 주축국에 대항해 싸운 국가에서도 만장일치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2차 대전 승전 70주년 열병식 때와 마찬가지로 30여 개국 정상만 참석했다면서 이집트,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우방이 대부분이고 일본과 서구 열강 대부분은 참석을 꺼렸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유일한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중국이 남북한에 대해 좀 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의 중국 전문가 알리스 에크만 연구원은 "열병식 참석 인사를 볼 때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과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른 일간지 르피가로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해 서방 지도자들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전하면서 남·동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토 야심이 일본과 필리핀 등 이웃국가와 긴장을 조성했다고 보도했다.

르피가로는 이번 열병식은 증시 폭락과 경기 하강, 160여 명이 사망한 톈진항 폭발사고 후 시진핑 주석에게는 좋은 휴식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라디오인 RFI는 시 주석이 하늘에서 정당성을 부여받는 황제처럼 검정 리무진에 올라 군대를 사열했다면서 "시 주석은 중국이 다시 세계에서 대국이 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거창한 열병식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독일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한 데 주목하며 가까워진 양국과 한중일 3각 구도 내 일본의 고립을 진단했다.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3일(현지시간) 논평기사에서 "한중 관계가 경제문제까지 포함해 더욱 긴밀해지는 동안 일본은 그만큼 더 아웃사이더로 밀려나고 있다"고 썼다.

SZ는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친밀하게 서로를 이해하는 현 상황을 일본 정부는 불쾌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SZ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국 군사퍼레이드를 참관하지는 않더라도 베이징(北京)으로 날아가 시 주석과 회담을 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했다고 주장하고 "하지만 아베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고도 했다.

신문은 일본과 아베 총리의 과거사 회피를 지적하면서 "전쟁으로 인한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한국 정부는 중국과 같은 편에 서 있다"고 평가하고 "일본이 만일 수 십년 전에 과거사에 대해 책임을 졌더라면 지금 중국의 전승절 행사가 이렇게까지 화려하진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꼬집했다.

슈피겔온라인은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으로 탱크 등을 동원한 역대 최대 군사퍼레이드를 펼쳤다고 전하고 "이는 중국의 과시용으로, 일본에선 많은 이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빼고는 대다수 서방 현직 최고지도자는 참석하지 않았고, 미국과 독일 같은 나라는 대사만을 보냈다고 소개한 뒤 "중국이 수 년 간 두 자릿수 %로 군사비를 늘린 데 대해 주변국들,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시 주석이 중국의 군사력을 드러내 보인 것은 국제사회에, 특히 미국에 중국이 영향력 있는 '빅 파워'라는 생각을 심어주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전하면서 "이 국가가 (과연) 평화의 왕국인가"라고 물었다.

유럽 언론 "中 열병식은 군사력 과시 목적…고립 노출"(종합) - 2

유럽 언론 "中 열병식은 군사력 과시 목적…고립 노출"(종합) - 3

sungjinpark@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