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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한 세살배기 난민父 "살아야할 이유 사라졌다"(종합)

송고시간2015-09-0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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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사 세살배기 난민父 "지급된 구명조끼 모두 가짜"
세살배기 난민父 "지급된 구명조끼 모두 가짜"

[앵커] 숨진 세살배기의 아버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고의 참상을 설명했습니다. 정원을 초과한 배는 해안을 떠나자마자 뒤집혔는데, 지급됐던 구명조끼가 전부 가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장동우 기자입니다. [기자] 어머니와 세살, 다섯살 아들이 숨진 쿠르디 가족은 시리아 내전이 심해지자 이웃 터키로 넘어와 유럽이나 캐나다 이주를 시도했습니다. 과거 두 차례 브로커를 통해 그리스 코스섬까지 가려고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이번이 세 번째 밀입국 시도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쿠르디 가족은 다른 난민들과 함께 작은 고무보트에 올랐습니다. 고무보트는 한눈에도 위태로워 보였으나 브로커는 "괜찮다. 안전하다"고 거듭 장담했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터키 해안을 출발하자마자 이들을 태운 고무보트 2대는 거친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전복됐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는 시리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배가 뒤집히고 한 시간가량 보트에 매달려 있었지만 첫째와 둘째 그리고 아내가 순서대로 죽어갔다고 말했다고 캐나다 일간지가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받았던 구명조끼는 전부 가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법 난민 이주를 알선한 시리아인 브로커 4명을 체포했습니다. 쿠르디 가족의 비극이 전 세계 주요 언론에 보도되면서 영국 등 난민 수용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유럽의 국가들이 난민 정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장동우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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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서울=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고미혜 기자 = "더 이상 살아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꿈꿨던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터키 해변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 익사한 채 발견돼 전세계를 울린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는 터키 보드룸의 한 영안실 밖에서 어린 아들의 시신을 기다리며 오열했다.

아일란 말고도 5살 아들 갈립과 아내도 이번에 함께 잃은 쿠르디는 3일 터키 도안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땅에 묻고 나도 죽을 때까지 무덤 곁에 머물고 싶다"고 말했다.

시리아 다마스쿠스 출신인 쿠르디의 가족들은 내전이 심해지자 이웃 터키로 넘어와 유럽이나 캐나다 이주를 시도했다.

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브로커에서 돈을 주고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 코스 섬까지 가려고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이번이 세 번째 밀입국 시도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세 번째 유럽행을 시도한 날 쿠르디 가족은 다른 난민들 여러 명과 함께 작은 배에 올랐다.

12명이 꽉 들어찬 소형 고무보트는 한눈에도 위태로워보였으나 걱정하는 쿠르디에게 브로커는 "괜찮다. 안전하다"고 거듭 장담했다고 미국 CNN방송은 보도했다.

그러나 터키 해안을 출발하자마자 거친 파도에 이들을 태운 보트는 위태롭게 흔들렸고 함께 배에 올랐던 브로커는 곧바로 배에서 뛰어내려 해안까지 헤엄쳐갔다.

쿠르디는 배의 중심을 잡으려고 애썼으나 배는 곧 뒤집혔다.

"배에 매달리려고 했지만 바람이 빠지고 있었어요. 아내의 손은 잡았으나 아이들은 내 손에서 빠져나갔습니다. 너무 어두웠고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었죠."

어느새 아내의 손도 놓친 그는 가족들을 찾아 물에서 20분 가량 머물다 불빛에 의지해 터키 해안까지 헤엄쳤다.

해안에도 아내와 아이들은 없었고, 혹시나 하고 보드룸 시내에 이들이 주로 만나던 장소에 갔지만 가족은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에 갔다가 비보를 듣게 됐다.

이날 쿠르디의 가족을 실은 배 이외에 또다른 배도 전복돼 어린이 5명과 여성 1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의 난민이 에게해에서 숨졌다.

터키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법 난민 이주를 알선한 시리아인 브로커 4명을 체포했다.

쿠르디 가족이 그리스를 거쳐 최종적으로 가고 싶었던 곳은 스웨덴이었다. 그러나 가족을 잃은 쿠르디는 이제 그냥 시리아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은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것 말고는 누구에게도, 무엇도 원하지 않습니다. 아내와 아이들 곁에 앉아 죽을 때까지 쿠란을 읽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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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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