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추자 주민들, 강태공 나르는 외지 작은 낚싯배에 "불안해요"

송고시간2015-09-07 17:25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낚시꾼들, 시간·비용 아끼려 전남해역 출발 2시간 거리 낚싯배 선호"작은 배로 복잡한 뱃길은 위험", "지역에 도움 안된다" 볼멘 소리도

계속되는 수색
계속되는 수색

계속되는 수색
(추자도=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7일 오전 해양경찰구조대원 등이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가다가 통신이 끊겼던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가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5.9.7
pdj6635@yna.co.kr

(추자도=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추자도 주민들은 돌고래호 전복 사고 소식에 무척 안타까워하면서 섬을 드나드는 '외지 소형 낚싯배의 위험한 뱃길'을 걱정했다.

추자도의 바닷길은 깊고 빠른 데다 썰물과 밀물에 따라 해류가 수시로 변하는 등 흐름이 매우 복잡하다. 작은 섬도 많아 위험한 뱃길이다.

그러나 이런 특성을 잘 모르는 외지의 소형 낚시어선들이 수시로 낚시꾼을 실어나르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게 주민들의 우려다.

추자도 주민 A(여)씨는 7일 "추자도 주변 바다는 예부터 물살이 센 걸로 유명한데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외지 배가 봉변을 당한 걸로 알고 있다"며 "추자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고 실종된 사고는 처음인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추자도에서 하는 낚시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대형 쾌속선을 타고 제주도에 들어와 제주 지역 낚시어선을 빌려 타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완도 등 전남 연안에서부터 소형 어선을 타고 직접 추자도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현재 추자도에 들어오는 쾌속여객선은 2척이다.

제주∼추자∼진도∼목포를 오가는 핑크돌핀호(223t)와 완도∼추자∼제주를 잇는 레드펄호(2천878t) 등이다. 2척이 매일 한 차례씩 추자도를 드나들고 있다.

낚시 마니아들은 주로 후자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용을 줄이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륙 각지에서 제주·진도·목포 등으로 이동한 뒤 여객선을 타고 추자도로 들어와 현지에서 낚싯배를 빌려 바다에서 낚시를 즐긴 뒤 여객선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정은 후자에 비해 복잡하다.

<그래픽> 추자도 낚시어선 전복 사고 시간대별 상황(종합)
<그래픽> 추자도 낚시어선 전복 사고 시간대별 상황(종합)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 전복사고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6일 밤과 7일 새벽에 걸쳐 이어졌지만 실종자 추가 발견 소식은 없었다.
zeroground@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하루 한 번뿐인 여객선 시간을 맞추느라 상당한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하고 아예 하룻밤을 보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숙박·식사비가 추가로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낚시꾼들은 완도 등 내륙에서 직접 낚싯배를 빌려 타고 추자도 인근 섬까지 와 낚시를 즐긴 뒤 그 배를 타고 다시 내륙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선호한다.

실제로 낚시 동호회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추자도 낚시 일행을 모집하는 경우 완도에서 출발해 추자도를 들렀다 나오는 낚싯배를 대여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들 낚시어선이 10t 안팎의 소형 선박이라는 점이다. 작은 배로 2시간 안팎의 먼 뱃길을 오고가야 한다.

추자도 주민들은 돌고래호 같은 소형 낚싯배들이 전남 지역에서 출항, 추자도 인근 해상 갯바위까지 낚시꾼들을 실어나르는 모습을 보면 '늘 불안하다'고 말한다.

어민 이강구(57)씨는 "완도 등 외지에서 들어온 낚싯배 선장들은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도 직접 태우고 온 낚시꾼들이 출근 등을 이유로 강하게 요구하면 무리하게 뱃머리를 출발지로 돌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이씨는 이어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할 자리를 잡을 때도 파도나 바람이 강하게 일어 위험해도 그쪽 갯바위에 배를 대 달라고 요구하면 선장이 어쩔 수 없이 위험한 항해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추자도 어민과 주민들은 이런 사정 때문에 외지 낚시꾼들을 반기지만은 않는다.

주민 B(51)씨와 C(61)씨는 "낚시꾼들이 추자도 낚싯배를 빌리고 하룻밤이라도 묵어야 추자도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며 "낚시꾼들이 밑밥으로 던지는 크릴새우 등으로 무인도에도 악취가 날 정도로 청정해역이 몸살을 앓아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dkkim@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