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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세력 없는 '아베 정치'…400명 넘는 자민당의원 '침묵'

송고시간2015-09-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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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전 총무회장 집요한 방해에 출마 좌절, 논쟁·인물 부재 논란

영상 기사 아베 자민당 총재 무투표 연임 총리직 연장
아베 자민당 총재 무투표 연임 총리직 연장

[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총재를 3년 더 하게 됐습니다. 길게는 3년간 총리직을 이어갈 필요조건을 갖춘 셈인데, 우경화 행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차기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됐습니다. 이달 말 총재직 임기가 만료돼 선거를 치르기로 했지만 독주 체제가 굳어지며 투표조차 하지 않고 연임하게 된 겁니다. 유일하게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은 노다 세이코 전 자민당 총무 회장은 후보등록 당일 기자회견을 열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후보 등록 직전 선거 출정식을 열고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아베 / 일본 총리> "여러분의 지원을 힘으로 바꿔 결과를 내놓음으로써 책임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당 총재 3선을 기록했습니다. 무투표 재선은 1997년 하시모토 류타로 당시 총리 이후 18년만입니다. 2012년 12월 총리로 취임해 재집권 2년9개월을 맞는 아베 총리는 총재직 임기 내내 총리직을 유지할 경우 모두 6년 9개월간 내각의 수장으로 일하게 됩니다. 이 경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재임 기록을 넘어 전후 세 번째 장수 총리가 됩니다. 당장 코앞에 닥친 안보법안을 비롯해 원전 재가동과 아베노믹스, 2016년 참의원 선거 등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지와 이에 따른 지지율 변화가 장기 집권의 성패를 가를 전망입니다. 연합뉴스 김경희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8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연임을 무투표로 확정하면서 아베 정치의 독주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정계 안팎에서는 제도적으로 확보된 선거에서마저 경쟁자가 나서지 않는 것은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견제가 사실상 없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가 두 번째로 총재직에 앉은 2012년 9월 선거 때만 해도 5명의 후보가 출마했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권좌에 오른 이후 자민당은 이른바 '아베 1강'이라고 불리는 현 체제를 공고히 했다.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차지해 정권을 탈환하면서 아베 총리는 2차 집권기를 시작했다.

이듬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더불어 과반의석을 확보해 양원을 장악했고 이후 아베 정치의 독주가 서서히 현실화했다.

아베 총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저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은 특정비밀보호법 제정(2013년 12월) 강행, 무기 수출을 허용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 제정(2014년 4월), 집단자위권을 허용하는 헌법해석 변경(2014년 7월) 등을 단행하며 '힘의 정치'를 이어갔다.

그는 두 달 후 개각을 단행해 잠재적 라이벌인 이시바 당시 자민당 간사장을 지방창생담당상으로 기용해 내각에 묶어뒀다.

아베 총리는 2014년 11월 전격적으로 중의원 해산을 단행했고 다음 달 이어진 총선에서 공명당과 더불어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는 아베 총리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최근 아베 정권이 안보법안을 중의원에서 강행 처리하면서 국회 주변에 수만 명(주최 측 발표는 최대 12만 명)이 몰리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그러나 자민당에서는 아베 정치를 비판하고 자성하는 대신 이럴 때일수록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내 7개 파벌은 총재 선거를 앞우고 일찌감치 아베 총리 재선 지지를 표명했고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총무회장이 "무투표재선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출마를 시도했으나 결국 좌절했다.

총재 선거가 당내 토론을 활성화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노다 전 총무상이 출마하더라도 대세를 점한 아베 총리의 연임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 측은 무투표 재선을 고집했고 이에 각 파벌은 눈 밖에 날 것을 우려해 '집단 단속'에 신경을 썼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파의 회장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7일 오후 파벌 임시 총회를 열어 노다 전 총무회장이 출마할 때 필요한 추천인이 되지 말라고 구성원에게 쐐기를 박았다.

이와 관련해 자민당 중견 의원은 "파벌에서 노다 전 총무회장 추천인이 나오면 인사에서 냉대당하지 않겠느냐"며 10월에 이어질 개각과 당 인사를 의식해 각 파벌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무투표 재선이 아닌 선거전으로 이어지면 국회에서 진행 중인 안보법안 심사가 중단될 것을 우려해 싹을 없애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다 전 총무회장을 추천하기로 했던 이들이 태도를 바꾸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2001년 총재 선거 없이 재신임 된 이후 14년 만에 자민당이 투표 없이 총재를 결정한 것은 이견 제시와 토론을 생명으로 하는 정당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도통신은 4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을 보유한 거대 여당이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네 야스노리(曾根泰敎) 게이오(慶應)대 교수(정치학)는 "무투표 재선은 아베 신조 정권의 세력을 보여주는 한편 '포스트 아베'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은 자민당의 장래에도 반드시 플러스로 작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교도통신에 의견을 밝혔다.

견제세력 없는 '아베 정치'…400명 넘는 자민당의원 '침묵' - 2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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