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식물 발아 관여 호르몬 수송메커니즘 규명
송고시간2015-09-23 12:00
포항공대 이영숙 교수 연구팀…농산물 품질 향상 토대 마련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식물의 발아에 관여하는 호르몬 수송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해 농산물 품질 향상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이영숙 교수 연구팀이 식물의 배아가 일찍 발아하는 것을 막아주는 식물 호르몬인 앱시스산(ABA)을 수송하는 단백질과 그 수송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앱시스산은 종자의 발아억제와 휴면 촉진 등을 유발하는 호르몬이다.
식물 종자가 물, 햇빛, 온도 등 적절한 환경을 만날 때까지 발아하지 않도록 휴면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은 종자 외피의 배젖에서 배아쪽으로 공급돼 배아의 이른 성장을 억제하게 되는게 그간 호르몬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는 학계에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우선 앱시스산의 수송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단백질 수송체를 밝혀내고자 여러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10개의 후보 수송체를 선별했다.
이후 이들 수송체의 돌연변이와 야생종을 비교한 결과 4개의 수송체가 호르몬 수송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두 개의 수송체는 배젖의 세포막에 위치해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하고, 나머지 두 개는 배아의 세포막에서 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발아 억제 유전자들을 이용하면 휴면 상태를 잘 유지하는 돌연변이 종자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각종 종자 품종 개량사업에 응용하면 시기에 맞지 않는 발아로 인해 농산물의 상품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3일자에 게재됐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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