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노숙자 점심봉사…"하느님 아들도 집없는 사람이었다"
송고시간2015-09-25 03:55
노숙자들 위로…스페인어로 "식사 잘 하세요"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가장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집 없고 배고픈 노숙자들을 만나 위로했다.
교황은 역사적인 미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을 마치고 점심때가 다가오자 곧바로 인근의 성패트릭 성당으로 향했다. 노숙자들을 위한 '기도'와 점심 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교황은 먼저 성패트릭 성당에서 노숙자들을 만났다.
교황은 노숙자와 저소득층을 비롯해 약 400명이 모인 가운데 스페인어로 한 발언을 통해 예수가 말구유에서 태어난 일을 거론하면서 "하느님 아들(예수)도 이 세상에 올 때 집 없는 사람이었다. 예수는 집 없이 삶을 시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다"며 노숙자들에게 각별한 '애정'과 함께 '위로'를 보냈다.
이어 "집이 부족한 것은 사회적, 도덕적으로 어떤 명분을 갖다대도 정당화될 수 없다. 많은 불공정한 상황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고통을 느끼고 있고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당 관계자들에게 노숙자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도 당부했다.
교황은 기도 후 성패트릭 성당 앞에 모인 환영 인파와 악수를 하고 '셀피'(자기촬영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잠시 시간을 보낸 뒤 바로 옆에 차려진 노숙자 점심 장소를 찾았다.
매주 수요일 노숙자 300여 명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하는 '성마리아 식사' 푸드 프로그램이 교황 방문을 맞아 특별히 마련한 점심이다. 메뉴는 뼈 없는 치킨과 마카로니, 찐 콩 등이었다.
교황은 노숙자들에게 스페인어로 '부엔 아페티토'(식사 잘 하세요)라고 말한 뒤 환호하는 노숙자들 속으로 들어갔다. 교황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악수하거나 포옹을 하는 등 노숙자들을 일반 시민과 똑같이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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