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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가뭄 비상> 전문가 "내년 봄 가뭄 더 심각할듯"

송고시간2015-10-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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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성 알리고 물절약 유도해야"..."돈 쓰듯 물 아껴써야 하는 시대"가뭄 컨트롤 타워·4대강 물 활용방안 등 중장기 대책 주문

<가을가뭄 비상> 말라죽은 콩, 타들어간 농심
<가을가뭄 비상> 말라죽은 콩, 타들어간 농심

(홍성=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극심한 가뭄으로 홍성군 서부면 신리 일대 검정콩밭에는 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이고 콩잎은 바싹 말라 죽어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극심한 봄 가뭄에 이어 여름 강수량마저 예년 수준에 못 미치면서 전문가들은 가을에 닥친 심각한 가뭄이 내년 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봄과 가을에 일시적인 물 부족 현상을 겪다가도 장마철에 내린 비로 다음 여름까지 버틸 수 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봄에 극심한 가뭄을 겪은 데 이어 8월과 9월에도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아 저수율이 예년 수준을 훨씬 밑도는 상태다.

이달부터는 태풍이 올 가능성도 희박하고 부족한 물을 채울 방법이 없어 내년 봄에는 올해보다 더 심각한 가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더는 여름 한 철 장마만으로 가뭄을 해결할 수는 없는 상황에 부닥친 만큼 가뭄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컨트롤 타워를 갖추고 중장기대책을 수립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전문가 "컨트롤 타워·저류 공간·4대강 활용방안 필요"

전문가들은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국민이 각자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등을 알리고 가뭄 관련 문제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가뭄 해결 및 예방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상만 한국방재학회 회장(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은 "가뭄은 사실 올가을보다는 내년 4월부터 6월까지가 더 큰 문제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큰데 우리는 대응이나 수습은 잘하는 반면 예방이나 대비는 거의 안 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국민안전처 산하에 국가가뭄정보센터 같은 기관을 설치해 가뭄 상황을 감시하고 가뭄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민의 역할을 배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 가득 찬 세종보
물 가득 찬 세종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덕효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가뭄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국가가뭄경감센터 설치와 기상청, 국토교통부, 농림부 등에 분산된 가뭄대응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시스템 도입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배 교수는 "지자체에서 자발적으로 절수 운동을 펼쳐 절수에 성공하면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통해 물 절약을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대강 16개 보에 가둬둔 물을 가뭄 등의 비상사태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 교수는 "4대강 16개 보에 저류된 물의 양이 현재 7억2천만t 가량 되는데 보 주위에만 공급하는 수준"이라며 "이를 기존 용수 공급망과 연계해 저류된 물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댐을 건설하는 것보다 상류에 용수를 확보할 수 있는 저류 공간을 계속 만들어가야 하지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다행히 보에 7억2천만t을 확보해 둔 만큼 이를 사용할 방안을 마련해 더 심각한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만 명지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겸 한국수자원학회 회장은 "4대강 보에 확보된 물을 사용하면 가뭄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혜택을 보는 지역은 한정돼 있다"며 "투자비용 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검토하고 물을 충분히 활용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단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을 떠나 사용할 수 있는 물 7억2천만t을 현재 보유한 것이니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또 "일본은 2000년 이후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여개의 중소규모 댐을 건설했다"며 "작은 중소규모 댐을 지류에 설치해 지역에서 필요한 물은 지역에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물 부족 홍보하고 절약 유도해야…"돈 쓰듯 물 아껴써야 하는 시대"

 홍성군 단수 코앞
홍성군 단수 코앞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가뭄 예방을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보유한 물을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 보유 상황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물의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를 끌어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배 교수는 "가뭄 대책이라는 건 결국 급수량을 늘리거나 물 사용량을 줄이는 것인데 사용량을 줄이려면 먼저 정부가 물 보유 상황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자체에서 자발적으로 절수 운동을 펼쳐 절수에 성공한 경우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날마다 제공되는 일기예보에 착안해 가뭄이 예상되는 경우 각 지역 댐의 저수율을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알리는 방안도 제시됐다.

정 교수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국민에게 가뭄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보, 경보를 통해 국민의 경각심을 일깨워 스스로 물을 절약하도록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 김종원 부원장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물 절약에 동참하게 하려면 일정 기간 댐 저수율의 변화를 알리면서 물 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 대책으로 미국의 사막기후 지역인 애리조나주처럼 상습 가뭄지역은 상류에서 쓰고 흘려보내는 물을 하류에서 재처리해 사용하는 하수 재활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물값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 교수는 "우리나라는 물값이 너무 저렴한데 국가경제, 서민경제만 강조하면서 이대로 놔두는 것은 문제"라며 "서민이 쓰는 생활 필수용수는 저렴하게 공급하더라도 일정량 이상 사용하는 경우 비싼 가격을 물리는 물값 체계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종원 부원장은 "현재 물값의 현실화율이 83% 정도밖에 안 되는데 물값을 인상하면 아무래도 아끼게 될 테니 수요 관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평소 물을 아낄 방법을 생각하지 않고 헤프게 쓰는 게 문제"라며 "물도 결국은 돈이라는 국민과 정부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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