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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서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자살 추정(종합3보)

송고시간2015-10-0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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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담임교사가 딸 찾자 "아내 숨져 학교 못갔다" 대답

서울 강서구에서 일가족 3명 숨진 채 발견…자살 추정(종합3보) - 1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빌라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께 이모(58)씨와 아내 김모(49)씨, 고등학생 딸(16)이 집 안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돼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전날 처조카 김모(28)씨에게 등기우편으로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A4용지 6장 분량의 편지에는 "아내의 빚이 너무 많아 힘들다. 일가친척들이 빚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부탁하는 내용과 함께 집 열쇠 위치 등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를 받아 본 조카 김씨가 이씨에게 전화했으나 받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손이 헝겊 끈으로 뒤로 묶인 채 얼굴에는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목과 무릎, 발목 등도 끈으로 묶여 있었다. 끈의 매듭은 대부분 느슨한 상태였다.

아내 김씨와 딸은 안방에서 가지런히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아내와 딸은 전날 먼저 숨지고 이씨는 이날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이날 오전 딸이 출석하지 않아 경위를 파악하려고 담임교사가 전화하자 "아내가 숨져 딸이 경황이 없어 가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에는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

딸과 아내에게서는 저항 흔적이나 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두 사람의 정확한 사인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감식 결과 이들은 전날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발목과 무릎 등을 먼저 묶고 비닐을 쓴 뒤 미리 묶어둔 매듭에 손을 넣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인은 질식사로 추정된다.

경찰은 "손목이 느슨하게 묶인 점 등으로 미뤄 자살하는 사람이 주저하지 않으려고 이 같은 수단을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남편이 아내와 딸이 사망한 후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딸과 아내의 시신이 발견된 안방 벽에는 '삶이 고단해 먼저 가니 부검을 원치 않는다. 깔끔하게 정리해달라'는 내용의 메모가 붙어 있었고, 책상 위에는 가족이 쓰던 카드와 임대차 관련 서류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부인은 암 환자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처조카에게 보낸 유서를 남편이 직접 보낸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한편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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