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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예비치 "내 주인공들은 시대의 인물이면서 영원한 인물"

송고시간2015-10-0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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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전 러시아 신문과 인터뷰…"삶의 고통 예술로 승화""삶의 두 축인 사랑과 죽음에 관한 작품 쓸 계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벨라루스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는 작가로서 자신의 과제가 전쟁 같은 우리 삶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시예비치는 8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에 앞서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 한 인터뷰에서 "인간성의 폭을 파악하는데 관심이 있다. 사람에서 짐승으로 변하는 길, 반대로 짐승에서 사람으로 변하는 길이 그것"이라면서 "문명이 얼마나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 수 있는지도 관심 사항"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내 작품의 주인공들이 시대의 인물이면서 동시에 영원한 인물이 되게 하는 것이 나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알렉시예비치 "내 주인공들은 시대의 인물이면서 영원한 인물" - 2

알렉시예비치는 앞으로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 "인간의 무분별성에 대해선 쓸 만큼 썼다면서 "삶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은 사랑과 죽음임을 깨달았으며 이 두 주제에 관한 남성과 여성의 모놀로그를 2권의 책으로 엮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 시절 학교에 다닐 때는 항상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가르쳤지만 누구도 사람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삶은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 교전 지역)이나 체르노빌에서 끝나기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고 삶을 짓밟는 현실의 부조리를 지적했다.

작가는 현시대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엔 "우리는 헤어나오는 법을 모르는 역사의 수렁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이 오래 갈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옛 소련권에서 1990년대에 분출됐던 에너지는 사라졌으며 대신 냉소주의, 무관심, 공격성, 공포 등이 자리 잡았다"면서 "이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지를 알게 됐고 이 맛보기가 우리를 타락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달러가 소련 시절의 집단수용소보다 사람들을 더 타락시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어려운 시대에 무엇보다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는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외국에서 자신의 작품에 큰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 요소가 중요해진 것이 배경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 출신의 알렉시예비치는 지금도 여전히 러시아어로 작품을 쓰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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