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노벨평화상에 튀니지 민주화 이끈 시민그룹 '국민4자대화기구'(종합2보)

송고시간2015-10-09 21:43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튀니지 4개 시민사회조직 참여해 '아랍의 봄' 정착에 기여노벨위원회 "튀니지 국민 격려의도…평화 추구하는 사람들에 힘되길"메르켈·교황 등 유력후보 제치고 '깜짝수상'

노르웨이 노벨평화상 위원회 카시 쿨만 파이브 위원장(AP=연합뉴스)
노르웨이 노벨평화상 위원회 카시 쿨만 파이브 위원장(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최평천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는 북아프리카·중동의 민주화 물결인 '아랍의 봄' 운동과 이후의 민주주의 정착 과정을 이끈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Tunisian National Dialogue Quartet)에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의 다원적 민주주의 구축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이 단체를 수상자로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13년 '튀니지 노동연맹'(UGTT), '튀니지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튀니지 인권연맹'(LTDH), '튀니지 변호사회' 등 4개 핵심 시민사회조직의 모임으로 결성돼 튀니지의 민주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벨평화상에 튀니지 민주화 이끈 시민그룹 '국민4자대화기구'(종합2보) - 2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는 2010년 말 시작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로 이듬해 초 지네 알아비디네 벤 알리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암살 등의 정치적 폭력과 광범위한 사회 불안에 시달려왔다.

이런 가운데 노동, 산업·복지, 인권, 법률 등 4개 부문의 대표 조직이 참여한 이 단체가 시민사회와 정당, 행정부 사이의 평화적 대화를 이끈 덕분에 아랍권에서 유일하게 튀니지만 평화적인 민주주의 이행에 성공했다고 노벨위원회는 판단했다.

튀니지가 지난해 2월 성(性)과 종교, 정치적 견해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 평등한 기본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의 진보적 헌법을 채택하고, 총선과 대선 등 두 차례의 선거를 무난히 치러낼 수 있었던 데는 이 단체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이 과정에서 유권자 단체 활동을 지원하고, 이슬람 세력과 세속 정당 사이의 분열을 막아 민주화 이행의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벨위원회는 "튀니지가 (재스민 혁명 이후) 내전의 위기에 처한 시기에 이 단체는 대안적이고 평화적인 정치적 진보를 이뤄냈다"며 "튀니지의 민주화 이행 과정은 시민사회 기구와 조직이 민주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높이 평가했다.

올해 평화상은 발표 직전까지 시리아 난민 사태 해결에 앞장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국과 쿠바의 역사적인 국교정상화를 막후 중재한 프란치스코 교황, 이란 핵협상 타결의 주역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등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그래픽> 노벨평화상 역대 수상자·단체
<그래픽> 노벨평화상 역대 수상자·단체

따라서 노벨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깜짝 수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쳐두고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유일한 아랍 민주화 성공사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난민위기의 근원인 시리아 등 '아랍의 봄' 실패 국가들을 압박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랍의 봄'과 관련한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2011년 공동수상자 중 한 명인 타우왁쿨 카르만(예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카시 쿨만 피브 노르웨이 노벨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다른 무엇보다 올해 평화상은 튀니지 국민을 격려하기 위한 의도"라면서 "튀니지의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데 기여하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그 밖의 다른 지역에서 평화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소속된 튀니지 노동연맹 대표인 후세인 아바시는 수상 직후 AP통신에 "상을 받아 어찌할 줄 모르겠다"며 "평화상은 튀니지가 모든 영역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국민4자대화기구가 했던 2년 이상의 노력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상은 우리 지역에 무기를 내려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하라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튀니지 역시 올해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 2건으로 60명이 숨지고 전날에도 국회의원과 스포츠계 유명인사를 겨냥한 총격사건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정정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이번 수상의 빛이 바랜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발표로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는 노벨상을 처음 수여한 1901년 이후 26번째로 평화상을 수상한 기관이 됐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여러 차례 수상한 기관을 제외하면 사실상 23번 째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억3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노벨평화상에 튀니지 민주화 이끈 시민그룹 '국민4자대화기구'(종합2보) - 3

firstcircl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