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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김정은에 핵포기·6자회담 압박…강온전략 동시구사

송고시간2015-10-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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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6자회담'과 경협촉진 동시 제시…김정은 방중 초청 시사도 김정은 "경제발전 위한 안정적 외부환경 필요"…핵문제 '회피'

북한 김정은, 중국 서열5위 류윈산과 회동
북한 김정은, 중국 서열5위 류윈산과 회동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중국 권력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9일 회동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과 류윈산 상무위원을 비롯한 회동중인 양국 관계자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북중 경제협력 강화라는 '당근'을 제시하는 동시에 핵 포기 압박이라는 '채찍'을 휘둘렀다.

현재 북한을 방문 중인 중국의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은 평양 도착 첫날인 9일 밤 김 제1위원장과 한 회담에서 중 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의 고위층 왕래의 강화, 양자 경제협력 촉진 등을 제시하며 북중 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고 제시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친중파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수년간 양측의 고위급 왕래가 끊기고, 굵직한 경제협력사업들이 '늪'에 빠진 상황을 감안하면 의미심장하다.

양당 고위층 왕래의 강화는 김 제1위원장의 방중 초청을 시사한다.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은 마오쩌둥(毛澤東)-김일성 시대부터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고위급 인사 간의 상호방문 전통을 대내외에 과시해왔다.

중국 대표단의 방중은 12일까지 예정돼 있어 정치교류, 경제협력과 관련해 어떤 실질적 성과가 도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최고지도부 일원인 류 상무위원의 이런 발언은 선제적인 관계 개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2000년대 이후 북중 관계의 기본원칙으로 불려온 온 16자방침(전통계승·미래지향·선린우호·협조강화)도 다시 한번 거론했다.

북한 김정은, 중국 서열5위 류윈산과 회동
북한 김정은, 중국 서열5위 류윈산과 회동

그러나 류 상무위원 발언의 방점은 뒷부분에 찍혀 있었다. 북한이 가장 꺼리는 핵개발 문제를 꺼내든 것이다.

류 상무위원은 "중국은 반도(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반도의 비핵화 목표, , 대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한다"며 "예전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조선(북한)과 마찬가지로 조속히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극도로 완곡한 어법을 사용하는 중국의 외교적 관례에 비춰보면, 류 상무위원의 이런 발언은 사실상 김 제1위원장 면전에서 '핵포기'를 촉구한 것에 가깝다는 해석들이 나온다.

사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냉각된 북중 관계에도 권력서열 5위인 류 상무위원을 보내기로 한 것은 북중 관계 개선뿐 북한에 대한 핵 포기 압박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중국의 많은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북중 관계가 악화한 유일한 원인은 핵 문제라고 진단해왔으며,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을 시 주석이 계속 묵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김 제1위원장과 류 상무위원의 회담 내용은 강력한 '북핵 불용' 원칙을 견지해온 시 주석이 북중 경제협력이라는 '당근'과 핵포기 압박 강화라는 '채찍'을 동시 사용하는 강온전략을 본격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북한이 중국의 이런 태도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짐작하기 어렵다. 그러나 당장 6자회담 재개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영상 기사 중국 시진핑 메시지…김정은 방중 초청 시사?
중국 시진핑 메시지…김정은 방중 초청 시사?

[앵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류윈산 상무위원을 통해 북중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방중 초청을 시사해 주목됩니다. 정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 류윈산 상무위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이 보낸 보따리를 풀어놓았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고위층의 왕래를 강화하자고 밝힌 점입니다. 양국은 마오쩌둥-김일성 시대부터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의 상호방문 전통을 대내외에 과시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메시지는 김정은 제1위원장을 향한 방중 초청으로 해석됩니다. 나아가 김정은이 방중할 경우 시 주석 자신이 적절한 시기에 직접 북한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집권 이후 단 한차례도 중국을 방문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 주석이 김 제1위원장을 지도자로 인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입니다. 시 주석이 북한에 보낸 축전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3대 김씨를 언급하며 3대 세습을 인정한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김 제1위원장도 시 주석 메시지에 적극 화답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중관계는 단순한 이웃과의 관계가 아니라 피로써 맺어진 친선의 전통에 뿌리를 둔 전략적 관계로 되어 왔다고 하시면서…" 시진핑 주석이 적극적으로 북중관계 개선에 나선 것은 결국 난관에 봉착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정은을 지도자로 인정해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류윈산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관계는 물론 북핵문제도 전기를 맞게될 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정영빈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과거 북한당국은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지난 2013년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반발하며 한반도 비핵화 포기를 선언했고 헌법에까지 '핵보유국'을 명기한 상황이다.

김 제1위원장은 류 상무위원의 이런 요청에 "북한은 현재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평화롭고 안정적인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상황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를 원하며, 관련 각국들이 함께 노력을 기울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핵문제나 6자회담을 언급했다는 소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 주석이 류 상무위원을 통해 김 제1위원장에게 핵보유만큼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최후 통첩'을 보낸 만큼, 경제개발과 핵개발을 사이에 둔 김 제1위원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김정은에 핵포기·6자회담 압박…강온전략 동시구사 - 2

시진핑, 김정은에 핵포기·6자회담 압박…강온전략 동시구사 - 3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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